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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사진 > 사진집
· ISBN : 9791189478308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6-03-30
책 소개
10여 년에 걸쳐 국내 조선소 현장을 기록해 온 사진가 조춘만의 작업이 『선박미학』으로 집대성되었다. 기계비평가 이영준의 비평과 해설이 더해진 이 책은 선박이 만들어지고 항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조형적·인문학적 시선으로 탐구하는 사진책이자 비평서이다. 2013년부터 촬영해 온 조선소 풍경 69점과 이영준의 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사진 연작 「철의 서사시」를 함께 수록한 『선박미학』은 한국 선박 산업을 단순한 생산의 영역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장으로 제시한다.
조춘만은 산업 경관이 사진의 주요한 소재로 주목받기 이전부터 조선소와 중화학공장, 항만 등을 꾸준히 촬영해 온 작가다. 그간 산발적으로 발표되었던 국내 조선소 현장 사진 69점이 『선박미학』으로 수렴되면서, 선박이라는 산업적 대상이 지닌 형태와 구조, 그리고 그 문화적 의미가 한 편의 시각적 서사로 정리되었다. 그의 사진은 산업 현장을 단순한 기록의 대상으로 다루기보다, 그 안에서 형성되는 질서와 리듬, 물질적 분위기에 주목한다. 거대한 선체의 유선형 곡면과 갑판 위 설비의 복잡한 배치, 선체 제작 과정에서 드러나는 규모감과 긴장감은 사진 속에서 장대한 조형적 스펙터클로 변모한다.
이영준의 글은 이러한 사진을 산업 문화에 대한 동시대적 시선이다. 생산의 공간이 어떻게 인간의 감각과 인식의 틀을 형성하는지 짚어내며, 산업이 기능과 생산의 영역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환경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선박미학』은 산업 기술의 아름다움과 기록의 의미를 동시에 환기시키며, 조선소라는 특수한 공간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산업 문화의 한 단면을 생각하도록 만드는 책이다. 사진집이자 비평서이며 동시에 한 시대의 시각적 아카이브라 할 수 있다.
책은 총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책에는 이영준의 비평문과 조춘만의 사진이 수록되며, 별책 『선박미학 해설서』는 각 사진에 대한 해설과 인덱스를 제공한다. 이 해설서는 조선소와 선박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도 조선 산업의 구조와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이자, 사진 속 초현실적인 장면 이면에 자리한 극한 노동의 세계를 환기하는 읽기 장치로 기능한다. 본책의 사진을 펼쳐 놓고, 해당 사진에 대한 해설이 수록된 별책의 페이지를 함께 펼쳐보기를 권한다.
목차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글 이영준
1. 산업 문화로서의 사진
2. 조형물로서의 배
3. 배가 포토제닉한 대상인 이유
4. 조춘만에게 중공업의 현장이 매력적인 이유
5. 조춘만 사진의 스타일
철의 서사시: 선박의 생성과 항해, 사진 조춘만
에필로그, 글 조춘만
책속에서
왜 산업이 살아 있을 때는 문화가 되지 못하고 죽어야만 문화가 되는 걸까? 산업과 문화는 완전히 별개여서 일단 산업이 사라지고 잔해가 남아야 비로소 문화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이 경우, 산업과 문화를 별개로 보고, 산업 자체는 별 의미가 없는 것인데 거기에 문화라는 외피를 씌워야 뭔가 의미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산업 자체는 문화가 아닌가? 전국의 박물관에 있는 유물들은 그것들이 존재하고 기능을 할 때는 산업이 아니었을까?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한국의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를 많이 수주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무렵이다. 이때부터 거제와 울산의 조선소에는 거대하고 복잡한 해양플랜트가 들어차게 되고 그런 풍경은 조춘만의 사진 속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동시에 조춘만의 사진에 대한 시각도 커지면서 복잡해지는 해양플랜트 설비를 담아내는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차게 된다.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사실 조선 산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큰 배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노동 덕분인데, 결과물로 내 앞에 버티고 서 있는 저 배는 그저 한 덩어리의 강철로 보일 뿐이다. 400 미터라면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장군상에서 시청 뒤에 있는 서울프레스센터까지의 거리인데 그 만한 거리의 배가 하나의 물체로 존재하며 바다에서 움직인다는 사실 자체가 초현실적이다. 거기에 20 피트 길이 기준으로 24,000개의 컨테이너를 싣는다고 하니 그 부피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그런 배의 재화중량은 20만 톤인데 이것도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무게다. 70 킬로그램의 체중을 가진 사람 280만 명에 해당하는 무게다. 도대체 어쩌다 인간은 이런 괴물 같은 것을 만들게 됐을까? 그것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엄청난 양의 연료와 물자들의 소비, 거기서 나오는 오염물질 등은 어떻게 합리화되는 것일까? 의문은 끝이 없다. 그게 대형 선박의 존재감이 가진 효과다. 보는 이를 한 없이 궁금하게 하고 신비감과 경외감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