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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에게

미카에게

유즈키 아사코 (지은이), 김은모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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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에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미카에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89584337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20-10-30

책 소개

다져진 두 여성의 관계가 사회적 제약과 오래된 고정관념으로 인해 방해받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리는 한편, 두 주인공이 여성에게만 씌워진 결혼이라는 틀을 깨고 어떻게 온전한 나로 성장하는지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저자소개

유즈키 아사코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1년 도쿄에서 태어나 릿쿄대학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했다. 드라마 작가로 일하다가 2008년 단편 소설 〈포겟 미, 낫 블루〉로 제88회 올요미모노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이토군 A TO E》로 150회 나오키상 후보에, 《서점의 다이아나》로 151회 나오키상 후보에, 《버터》로 157회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며 데뷔와 동시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5년 《나일 퍼치의 여자들》로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하고, 《달콤 쌉싸름 사중주》, 《짝사랑은 시계태엽처럼》,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버터》, 《종점의 그 아이》 등 다양한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어 있다. 출간 2개월 만에 10만 부를 돌파한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는 NHK 드라마 <런치의 아코짱>으로, 《나에게 어울리는 호텔》은 2024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여성 캐릭터 창조에 탁월한 능력이 있으며 여성의 삶과 연대, 사회의 편견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일본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국내에 인기 있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차분하면서도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절대 순진하지만은 않은 시선으로 우리가 쉽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감정들을 대변해 주는 이야기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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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모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일본 문학 번역가. 일본 문학을 공부하던 도중 일본 미스터리의 깊은 바다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우타노 쇼고의 <밀실살인게임> 시리즈, 이케이도 준의 <변두리 로켓>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의 <죽이기 시리즈>,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시인장의 살인』, 『마안갑의 살인』, 미치오 슈스케의 『절벽의 밤』, 『용서받지 못한 밤』, 치넨 미키토의 『유리탑의 살인』, 유키 하루오의 『방주』, 이사카 고타로의 『페퍼스 고스트』, 요시다 에리카의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우케쓰의 『이상한 그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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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어느 날 저녁을 먹으러 온 미카가 지금까지 쌓인 것을 토해내듯 느닷없이 이렇게 말했다.
“이제 나한테는 시간이 별로 없구나.”
“갑자기 왜?”
뻐꾸기가 여덟 번 울었다. 나무꾼 콤비가 교대로 톱질을 했다.
“벌써 서른다섯 살이잖아.”
미카의 시선이 닿은 곳에서는 남녀 인형이 입맞춤을 하고 있었다. 미카의 턱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한순간 다른 사람으로 의심될 만큼 공허한 곡선을 그렸다. 영업을 마감하기까지 앞으로 한 시간. 시어머니는 이미 침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갔고, 가게에는 주방에서 일하는 사치코와 카운터석에 앉은 미카까지 두 사람뿐이었다.


“남자에게 평가를 받지 못하면 여자는 무가치하다, 딱히 좋아하지 않는 남자더라도 어쨌든 연애하는 것이 솔로인 것보다는 낫다. 이렇듯 사회에 횡행하는 낡은 규범에 ‘NO’라고 말하는 그룹, 원기왕성하고 자존감과 매력이 넘치는 그룹으로 만들고 싶어. 멤버끼리 경쟁하는 모습을 보며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지만, 이 그룹은 사이좋고 즐겁게 활동하게 하고 싶어. 슬금슬금 팬의 심기를 살피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생각이야.”
미카는 진지한 투로 말을 이었다.
“이쪽 업계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여자가 바리바리 챙겨서 서비스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풍조가 있잖아. 그러지 말고 팬과 아이돌이 연대감을 가지고 함께 신나게 놀면 좋겠어. 보는 쪽, 보여주는 쪽, 즐기는 쪽, 즐거움을 주는 쪽, 그런 담장을 허물고 싶어. 아이돌과 팬이 일심동체가 되는 거지. 누가 헌신하거나 헌신을 받지 않아도, 여자와 남자 모두 행복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서두를 것 없잖아. 미카는 미카의 속도에 맞추면 되지.”
어쩐지 목소리가 건조해졌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미카는 이렇지 않았다. 세상이 무조건적으로 강요하는 규범을 무엇보다 싫어했다. 시야가 넓고 공부도 열심이라 만나자마자 최신 뉴스에 대해 견해를 말하기도 했다. 피해자가 불합리하게 비난을 당하면 화를 내며 펄펄 뛰었다. 미카는 언제나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 감정이입했다. 돌이켜보면 미카는 처음 만났을 당시부터 아이돌 외에는 안중에 없는 듯하면서도 늘 무슨 형태로든 세상을 좋게 만들려고 했다. 미카와 같이 있으면 세상이 넓고 선명한 색채를 띤 것처럼 느껴졌다. 미래를 믿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면 늘 당당하던 그 전사는 두 번 다시 못 만날지도 모르겠다. 그런 예감이 차가운 방을 천천히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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