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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86323588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3-11-20
책 소개
목차
〈그에게는 쇼콜라와 비밀의 향이 풍긴다〉 오리가미 교야
〈첫사랑 소다〉 사카이 기쿠코
〈양조학과의 우이치〉 누카가 미오
〈식당 ‘자츠’〉 하라다 히카
〈bar 기린반〉 유즈키 아사코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에게는 쇼콜라와 비밀의 향이 풍긴다>
알코올이 든 봉봉은 도와코 씨가 우리 집에 올 때 가져오는 단골 선물이었다. 술이 들어가서, 하고 도와코 씨는 내가 한 개를 다 먹지 못하도록 반으로 나눠주었다. 맛있어요, 더 먹고 싶어요, 그랬더니 “히나키는 나중에 술을 잘 마시겠구나.”하고 웃었다.
도와코 씨네 집에 놀러 갔을 때도 봉봉 상자가 있었다. 이때는 엄마에게 비밀로 하기로 하고 한 개를 다 먹게 해주었다. 달콤하게 신기한 향이 나는 걸쭉한 크림이 맛있었다. 어른이 되면 실컷 먹을 수 있겠지만 그날이 너무 아득했다. 하지만 도와코 씨는 어른인데도 봉봉은 한 개밖에 먹지 않았다. 딱 한 개만, 아주 소중한 듯이 음미했다.
“이 초콜릿을 굉징히 좋아한 사람이 있었는데 말이야. 그 사람이 가르쳐준 가게야, 여기.”
<첫사랑 소다>
열두 살 카호의 천진난만한 물음이 떠올랐다. 결혼을 막연히 동경했던 그 아이에게 지금은 말할 수 있다.
가정을 갖는 것이 여자의 인생 전부는 아니란다.
잔을 내려 놓고 카호는 뒤로 기지개를 켰다.
결정했다. 내일부터 진지하게 맨션을 찾자.
조건은 오로지 내가 편안한 집, 그것만 보고 고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집에서 혼자 즐기기 위한 술을 담그자. 달지만은 않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맛있어지는 게 있다는 것을 지금의 카호는 알고 있다.
<양조학과의 우이치>
창을 열었다. 밤을 새운 눈에 아침 해가 따끔따끔 눈부시게 스며들었다. 그러나 캠퍼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서늘하여 기분이 좋았다.
코하루는 술병 바닥에 남은 봄의 연주를 잔에 부었다. 아침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봄의 연주를 꿀꺽 마셨다.
쓴맛과 알코올의 무게에 무의식적으로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봄의 연주는 어젯밤보다 훨씬 가볍게 코하루 속으로 들어갔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나니 아침 공기 너머로 황금빛 들판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