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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9620462
· 쪽수 : 238쪽
· 출판일 : 2019-10-18
책 소개
목차
1장. 옥탑방의 시신
길 위에서
치다꺼리 지침서
탐색
길잡이를 찾다
엇갈린 바람
당신의 부를 결정하는 시스템?
빌어먹을 새끼는 아니지만
2장. 폐허에서 찾은 지하실 냉장고
기억의 변형
시요
두 번째 미처리 시신의 주인
노 17의 사정
포장마차에서 만난 장
그들의 집
훔쳐본 기억 속에서
하얀 여왕의 냉장고
3장. 도깨비, 끝나지 않은 이야기
치다꺼리 지침서 제2권
새 편집자, 알
푸 13, 도깨비를 만나다
도깨비방망이를 찾으러 가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족속
푸 13의 기대
끝나지 않은 이야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두 번째 계획도 세워두어야 했다. 그는 약을 먹기 전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당일 배송, 당일 수령’이라고 고지된 상품을 찾았다. 가장 저렴하면서도 빠르게 배송될 것 같은 물건에는 휴대용 메모리가 있었다. 그는 그것을 주문하며 ‘기필코 오늘 받아야 함’이라는 문구를 써두기까지 했다. 그의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사흘 전에 이미 택배 기사가 그의 시신을 발견했을 것이다.
“당신이 뭘 알고 있든지 상관 안 해. 하지만 내 육신이 저렇게 썩도록 내버려두진 않을 거야. 결단코.”
단호한 어투와 달리 그의 눈빛은 여전히 희멀겋다. 말로는 의지를 보이지만 제 의지를 스스로 믿지 못한다. 살아 있을 때도 늘 그랬다. 입으로 조잘거리는 데는 일가견이 있지만, 그것을 실행으로 옮긴 적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죽었으니까, 게다가 확실한 건 아니지만 어쩌면 조력자일 수도 있는 내가 옆에 있으니까 등의 이유를 들이대며 어떻게든 막연한 희망을 품으려 한다.
노 17은 암 덩어리에 잠식된 몸이 시나브로 죽어가는 동안에도 자신의 삶이 또 다른 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릴 수 없었다. 그에게도 희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이곳, ‘머무는 세상’으로 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