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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89653156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19-04-30
책 소개
목차
총총 7
노랫소리 10
노 젓는 소리와 초롱 빛에 잠긴 친화이허 12
원저우의 발자취 30
목조선 안의 문명 45
여인 50
신의 총아, 백인종 61
아버지의 뒷모습 67
아허 73
웨이제싼 군을 애도하며 90
표류 97
연못에 비친 달빛 104
편지 110
아이들 117
꿈에 관한 단상 132
양저우의 여름 138
꽃구경 144
할 말 없음에 관하여 153
떠나간 아내에게 158
흡연에 대해 167
겨울 171
아내를 만나기까지 175
난징 181
침묵 193
부모의 책임 00
봄 214
후성을 애도하며 217
책속에서
늦봄의 새벽이 떠올랐다. 흩날리는 보슬비가 살포시 얼굴을 적시자 촉촉하고 홀가분한 기분에 빠져든다. 신선한 산들바람이 옷소매를 흔들 때는 사랑하는 사람의 콧김이 손등을 간질이는 듯하다. 내가 서 있는 정원의 하얀 돌길로 안개비가 날리면 생크림을 얇게 발라놓은 듯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미끌미끌 사랑스러운 감촉이 전해진다.
- <노랫소리> 중에서
초롱이 켜진 뒤로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암담한 물빛은 꿈 같고 가끔 반짝이는 빛은 꿈의 눈동자 같았다. 우리는 뱃머리에 앉아 있었는데, 둥글게 올라간 지붕 때문에 고개를 쳐들고 앞으로 나아가는 듯했다. 표표히 바람을 가르며 나아갈 때 제멋대로 멈춰 선 놀잇배들과 그 속에서 바삐 오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천상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듯 모든 것이 아득히 멀게 느껴지고 안개 속에서 꽃을 보듯 몽롱하기만 했다.
- <노 젓는 소리와 초롱 빛에 잠긴 친화이허> 중에서
철길을 건너 맞은편 플랫폼으로 올라가는 일은 힘들어 보였다. 아버지는 두 손으로 플랫폼 바닥을 누른 채 두 다리를 위쪽으로 움츠려 뛰었다. 뚱뚱한 몸이 왼쪽으로 살짝 기우뚱하자 힘겨워하시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버지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왈칵 눈물이 솟았다.
- <아버지의 뒷모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