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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89716158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1-10-01
책 소개
목차
어떤 장편소설 이야기
글쓰기, 살아내기
_
부록
독자들께
한없이 현명하고 교활한 한 편집자에 대하여
동시대인들과 미래 세대를 위한 작가, 토머스 울프 _ 맥스웰 퍼킨스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내 가까운 친구이기도 한 아주 훌륭한 편집자가 여섯 달쯤 전에 내게 말하기를, 우리 둘이 해낸 작업에 대해 매일의 기록, 말하자면 업무 일지를 남기지 않은 게 후회스럽다고 했다. 책이 나오기까지 치러야 했던 상호 거래, 치고받기, 흐름과 정체, 삭제, 매만지기, 만 번의 맞대면과 삐걱거림과 수정과 항복과 쾌재와 동의에 대해서 말이다. 이 편집자는 일을 다 마친 다음, 지난 책 작업을 하는 동안 아주 멋지고 놀라운 순간들이 있었다면서, 너그럽고 친절하게도, 자신이 출판계에 몸담은 서른 해 가까운 세월 동안 겪은 그 어떤 일보다도 이번 일의 전체 과정이 흥미로웠다고도 했다. / 이제 그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를 할 때 비로소 내 이야기가 가치 또는 흥미를 지닐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나는 내게 주어진 이 특별한 기회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내 기억이 닿는 한 정직하게, 내가 책을 쓴 과정에 대해 털어놓으려 한다.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다. 내 삶과 직결된 이야기다. 지난 몇 년은 내 생애 최고로 멋지고도 격렬한 시간이었다. 최고로 격렬한 노력과 땀, 회의, 고통을 바친 시간이었다. 내 이야기는 그다지 문학적이지도 않다. 땀과 고통과 절망과 부분적 성취의 이야기다.
세상이 내 글을 읽지 않을 수 없을 거라는 확신을 품고 줄기차게 썼지만, 그러면서도 독자가 누구일지 나는 결코 알지 못했다. 그러나 내 글이 누구에게 가닿을지, 내 고투의 끝, 목표점, 종착지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거센 창작열의 불꽃은 두 해가 넘는 세월 내내 타올랐고, 그들이 내 글을 선택하고 읽고 좋아해 주고 나를 작가로 인정해 주리라 믿었다. 비록 ‘그들’이 누구일지는 쓰는 내내 몰랐지만 말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오로지 거세고 뜨거운, 꺼트릴 수 없는 희망의 불꽃에 의지해 첫 책을 써 내려간 경험이 있는 지난날의 작가들은 모두 다 나와 같은 과정을 거쳤을 게 틀림없다고 나는 확신한다. 비록 자신의 첫 작품을 쓰고 출판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한 사람의 작가가 탄생하기까지 거쳐야만 하는 처음이자 가장 중요하고 독보적인 그 과정에 대해 꼭 알아야만 한다는 생각에서 이 이야기를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