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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898731
· 쪽수 : 157쪽
· 출판일 : 2022-05-03
책 소개
목차
ㅣ시인의 말ㅣ 5
제1부 나이테의 무게
관솔에 대하여 13
가을 통신 14
홍시 15
낙타 16
단풍 질 때 17
나이테의 무게 18
수숫대는 바람에 날리고 20
들길에서 21
지나온 길 22
나의 인천 상륙 작전 23
택배기사 부부 28
상수리 한 알 30
정암사 단풍나무 32
거꾸로 걷기 33
단풍 34
절벽의 사랑 36
얼음 폭포 38
간이역의 사랑 40
제2부 다이옥신 피어오르는 봄날
호박 45
내 주위를 가까이 46
장화리를 위한 변명 48
다이옥신 피어오르는 봄날 50
문산댁 52
금고추 흙고추 54
땅 56
농촌 일으키기 58
어머니의 밭 60
똬리 62
망월리에서 사 온 서리태 63
역전 64
대산 가는 길 65
빈집 66
태풍이 남긴 말 68
참깨꽃 옹달샘 69
망각의 소유 70
불 꺼진 萬壽里 72
즐거운 장례식 74
제3부 선언
돌담 77
죄인 78
교동도 제비집 80
선언 82
마당 무덤의 전설 84
통일시 평화역 86
약점 88
수 싸움 90
특기 92
대한민국 인생 목표 94
나무의 사상 96
아니라고 한다 98
까치집 100
팔라우 해파리 102
약탈자 103
그대는 봄이었구나 104
제4부 베개를 베고 누운 교복
촛불 해전 113
그만할까요? 115
다시, 세월호의 항해 118
베개를 베고 누운 교복 120
어떤 감사 122
하늘우체통으로 부치는 편지 125
함께 있지현 128
너 아니면 안 된다는 걸 130
그 배는 어디로 갔을까? 132
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134
세상을 빵처럼 굽고 싶어요 137
ㅣ발문ㅣ 권순긍 141
저자소개
책속에서
<교동도 제비집>
그저 대대로 흙으로 살아온
사상도 모르는 농투성이 가족
영문도 알 수 없는 전쟁통에
예성강 하구 드센 물살에 떠밀려
잠시 건넌 바다가 평생이었네
완강하게 가로막힌 철책선 너머
눈길조차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하고
탁하게 소용돌이치는 물살에 실어
닿을 수 없는 그리움만 건네 보낸 지
어언 한평생 한탄이었네
큰 원한도 다 풀렸을 긴 세월
행여나 아무리 기다려도
다시 돌아가 벼포기 꽂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류씨에게
집이 오히려 돌아왔네
어머니같이 너른 갯벌 품 안 가득
오순도순 길러내던 삶 넘실대던 연백평야
곱고 찰진 고향을 한 모금씩 물고 와
처마 밑 우체통처럼 지은 집
눈시울 뜨거운 교동도 제비집
<세상을 빵처럼 굽고 싶어요>
?안산 단원고 2학년 오유정을 기억하는 시
엄마, 보이시나요?
잊을 수 없는 가족의 이름들을
하나하나 불러 모아 찰지게 버무려 반죽하고
식구들에게 미처 다 나눠주지 못한 정을
달콤한 생크림처럼 넘치도록 듬뿍 넣어
따스한 마음속에서 익히고 무르익혀 내어
쿠키를 굽고 있는 내가 보이시나요?
어린 동생 승민이에게 먹여보지는 못하지만
유정빵집 엄마 아빠에게 드리지는 못하지만
저는 여전히 쿠키를 굽고 있을 거예요
어쩌면 추억도 예쁜 글씨로 써 붙이고 있을 거예요
엄마, 잊지 마세요
내가 구운 것은 쿠키가 아니라
작지만 고소한 꿈이었어요
아빠가 날마다 구운 것은 빵이 아니라
평범하지만 달콤한 행복이었어요
내가 유정빵집 유리문에 써 붙인 것은
세상을 잘 익은 빵처럼 굽고 싶은 우리 마음이었어요
비록 지금은 꿈도 행복도 다 빼앗겨
멀고 먼 나라로 몸은 헤어져 있지만
내가 구운 쿠키와 엄마 아빠가 구운 빵이
언젠가는 서로 다시 만날 날 오겠지요
그러니 엄마, 멈추지 마세요
저도 절대로 멈추지 않을 거예요
세상이 송두리째 침몰한다 해도
우리들의 사랑만큼은 가라앉힐 수 없을 테니까요
세상이 잘 익은 빵처럼 부풀어 오를 날
기어코 우리 구워내고야 말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