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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093125
· 쪽수 : 230쪽
· 출판일 : 2020-11-09
책 소개
목차
#1 달팽이 구조대 수칙: 너는 세상을 달팽이만큼도 모른다
#2 붉은 낙타 한 마리 되어: 먼지 쌓인 한옥 마을 1년
#3 바람에 실려: 바람 부는 이유를 가지는 알까
#4 라면인 건가: 꾸물거리는 삶을 먹여 다스려
#5 굽은 나무: 나는 무엇을 쓰고자 했던 걸까
#6 어미 새 다섯 마리: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 간다
#7 숲으로 된 성벽: 수성동 계곡에서의 한 철
#8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만두 행로
#9 신의 길은 신만 간다: 부초가 닿을 고요한 호숫가
#10 누가 내 이름을: 노자는 자신이 노자라는 사실을 알까?
#11 또 태초의 아침: 태초라는 거짓말들
#12 진리를 가져오지 마세요: 내 방 흰 벽에 스쳐가는 영상들
저자소개
책속에서
처음 〈도덕경〉을 읽기 시작한 건 이사로 인한 스트레스로 심장 부정맥이 생기고 난 직후였다. 나는 부정맥의 이유를 그렇게 생각했지만, 병원에서는 지나친 음주 때문이라고 했다. 스트레스, 압박, 자책으로 맥주를 마셨으니 둘 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의사 당신들이 나보다 더 지혜로웠던 건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다.
책상에 앉아 혼자 책을 읽고, 인터넷으로 강의를 보고, 새로운 책을 주문해 읽으며 지금껏 정리한 것들과 비교할 때는 글자 그대로가 나의 마음이었다. 사람을 알아가는 것 같았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듯했다. 그러다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책 속의 글귀들, 내 노트에 적힌 평온의 말들, 세상의 순리는 개별 음소로 분해되어 의미 없이 산발적으로 놓인 기호의 연쇄가 되었다. 그 기호로 해석하거나 추측할 수 있는 나의 삶, 인간 삶의 순리 같은 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