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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91190292023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1부 감정화하는 사회
1장 감정 덴노제론
2장 이야기 노동론: 인터넷의 ‘새로운 노동 문제’에 관하여
2부 감정화하는 문학
3장 스쿨 카스트 문학론
4장 라인은 문학을 바꾸었는가
5장 문학의 구전화와 보이지 않는 언문일치 운동
6장 기능성 문학론
7장 교양 소설과 성장의 부재
8장 AI 문학론
후기: 역사의 특이점을 향해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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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정치 뉴스, 탤런트의 불륜, 인스타그램 사진, 고양이 동영상에 이르기까지, 또한 갖가지 상품에 대한 반응까지 포함해, 우리는 ‘감정’을 순식간에 표출할 수 있도록 훈련받았다. 이렇게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감정 표출’이라는 형태로 ‘노동’하도록 항상 요구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사람들은 온갖 형태로 자신의 ‘삶’을 플랫폼에 무상 콘텐츠로 제공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받는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순간 ‘창작’이나 ‘소비’만이 아니라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무상 노동화되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스쿨 카스트 문학을 개관해 볼 때 새삼 발견되는 공통점은 ‘사회학자적 입장’과 ‘제도에 대한 긍정’이다. 이것들이 의외로 현재 각 플랫폼에서 창작되는 문학의 특징 같기도 하다. ‘문학’이 ‘문단’을 의심할 수 없듯 라이트노벨은 플랫폼을 의심할 수 없다. 그리고 『그저 그것만으로 좋았습니다』가 ‘제도’를 회의하는 이의 패배와 ‘나’라는 감정의 위무를 소설의 결말로 삼은 것에 대해, 이는 현재 이 나라에서 발화되는 목소리가 강자의 목소리, 승자의 목소리라는 사실과 관련된 문제라고 논지를 이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요즘 인터넷상의 ‘나’들이 ‘애국’에 쉽사리 휩쓸리는 원리다. AI가 인터넷에서 ‘와타시가타리’를 시작했을 때, 이 나라에서는 사가적으로 대화하는 시리나 혐오 발언을 할 만큼 정치적인 테이가 아니라 ‘린나’가 만들어졌고, 이는 이 AI가 (의도한 것도 아니면서) 근대 문학사의 가장 끝머리에 자리하고 있음을 우연찮게 보여 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린나는 다자이 오사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