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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313537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0-09-30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
파손
병명 찾기
상상
엄마와의 동거
수영장
체온 유지실
류와의 동거
넷플릭스
약
동네
팥 주머니
해변에서의 유희
보드게임
중국 유학
피임
토끼
공작
주말 알바
크림라떼
건강 교실
굴뚝
비행기 삯
태국 여행 1
태국 여행 2
리모델링
훈
변경
산보 1
산보 2
칼 든 토끼
연애
데이팅 앱
이동
즐거움
식사
펜팔
S와의 만남
롤러코스터
온도
산보 3
S와의 동거
위로
드라마라마
코미디
무디
두 개의 공간
반복
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 책은 억울함에서 시작되었다. 나의 몸과 아픔이 납작해지는 것을 구해내려는 시도에서였다. 원인 모를 만성질환이 나의 감정, 연애 관계, 노동, 학업, 취미생활 등의 일상에 어떻게 개입하고 있는지 말하고 싶었다. (중략) 모두의 아픔이 보다 자세히 말해졌으면 좋겠다. 엄살이라는 말이 우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적고 말하고 듣는 일이 원활해졌으면 한다.
-<저자의 말> 중
침대 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상들이 언젠가 실현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다. 나의 지겨운 질병이, 도저히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대 생활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구체적인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위통 탓에 흰 죽을 달고 살 때마다 입에 대지도 못할, 시뻘건 양념으로 범벅된 음식을 강력히 원했던 것처럼 그간 잊고 지내던 나의 강한 욕망과 호기심이 침대 위에서 한없이 들끓고 있었다.
미묘한 감정이 요동치던 순간이었다. 체온 유지실은 내게 느슨한 공동체의 공간이다. 가끔은 지겹도록 끈끈한 유대를 제쳐두고, 서로 간의 역사와 현재를 모르는 이들과 약한 유대를 이어나간다. 수영복을 모두 입거나, 반쯤 입거나, 혹은 맨몸인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