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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8162078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6-04-03
책 소개
“나는 지금도 그 서툰 간절함 앞에 고개를 숙인다.
그것이야말로 어떤 이야기도 시작하게 만드는
진짜 ‘첫 문장’이니까.”
〈결혼하자 맹꽁아!〉 〈태풍의 신부〉 〈슬플 때 사랑한다〉 드라마작가 송정림의 신작 에세이 『쓰다보니 문득 당신이 와 있는 것 같아서』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매일 아침 시청률을 확인하고 매일 저녁 시청자 반응에 울고 웃는 드라마작가의 일상이 담긴 ‘가장 사적인’ 기록이다.
짧게는 20분, 길게는 1시간 안에 “기승전결을 꽉 채워넣”어야 하는 세계에서 벗어나 저자는 ‘매일매일’ ‘쓰다보니’ 마주하게 된 순간들과 사람들을 풀어낸다. 드라마작가로 살며 겪은 희로애락은 물론, 드라마 기획부터 대본 마감, 오디션, 대본 리딩, 촬영 현장까지 드라마라는 숨가쁜 세계를 생생히 보여준다.
37년 동안 늘 드라마와 함께해온 저자는 드라마를 “아주 성격이 못된” 연인에 빗대면서도, “앞으로도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말한다. “서툴고 엉성하지만”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를 웃게 하고 누군가의 눈빛을 반짝이게 한다는” 사실이 그를 “계속 쓰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가 “쓰기 위해 버티고, 버티기 위해” 써온 시간, 흔들려도 서툴러도 “끝내 쓰는 쪽을 선택해온 시간” 속에서 우리는 “어떤 이야기도 시작하게 만드는” 작가의 진심을 만나게 된다.
쓰고, 지우고, 고치고, 다시 쓰는 시간 속에서
결코 수정되지 않는 건
좋아하는 마음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다 막히면 공원을 산책하고, 때로는 영화관에서 영감을 채우며 마감을 맞추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린다. 저녁에는 그날 방영된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 반응을 살피며 함께 울고 웃는다. 드라마작가 송정림의 하루는 치열한 쓰기의 시간으로 채워져 있다.
TV드라마뿐 아니라 소설, 라디오드라마, 라디오 구성안, 다큐멘터리, 에세이, 웹소설까지 “글 되는 건 다 써본” 저자는 37년 동안 늘 글과 함께했다. 고등학교 교사 시절 차 안에서 우연히 들은 라디오드라마 주인공의 울음소리에 “나도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가슴속에 불을 지폈던 그날이 시작이었다. 그 불씨를 붙잡고 한 달 치 대본을 써내려갔고 무작정 방송국에 찾아간 하루가 “작가 인생의 서막”을 열었다.
“삶의 방향키를 과감히 돌”린 순간은 또 있었다. 8년 동안 교사와 작가생활을 병행하던 중 TV드라마 집필 제안을 받은 것이다. 익숙한 안정과 낯선 꿈 사이에서 모두가 반대했지만, 저자는 “깊은 곳에서 미세하게 떨리는 단 하나의 진심을 따라” 전업 작가의 길을 택한다.
37년 동안 저자는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매일매일 마감을 치르고, 수없이 대사를 쓰고 지우고 고치고 다시 쓰는 반복 속에서도 드라마를 향한 애정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만은 끝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삶이 흔들릴 때마다 그 마음은 “진짜 ‘첫 문장’”을 쓰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다. 인생은 “내 마음의 북소리를 따라 걷는 긴 여정”이라는 저자의 고백은 우리에게 자신의 선택을 믿고 끝까지 가보라는 진심어린 응원을 건넨다.
“나는 오늘도 이 불확실한 지도 위에 내 손으로 좌표를 찍는다. 가끔은 안개 속이지만, 심장의 고동이 바람처럼 방향을 알려준다. 햇살이 비치는 오솔길일 때도 있고, 거친 파도가 밀려오는 바닷가일 때도 있다. 그 모든 길 위에서 나만의 속도로 걷는다. 비록 느리고 크게 돌아가더라도 내가 고른 길이라면 이미 옳은 길이다.”
― 「내 마음에 길을 묻다」에서
온 힘을 다해 만든 장면이 한순간에 지워져도
이어 다음 대사를 써내려간다
『쓰다보니 문득 당신이 와 있는 것 같아서』는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생생한 현장 안내서이기도 하다. 기획 단계부터 인물 설정, 대본 집필과 마감, 오디션과 대본 리딩에 이르기까지 드라마작품 하나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 거치는 여정을 담담히 담아낸다.
그 여정의 중심에는 ‘나는 왜 이 이야기를 쓰는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이 놓여 있다. 방송작가교육원에서 제자들을 만날 때마다 저자가 가장 먼저 강조하기도 하는 이 질문은 “드라마의 첫 불씨”이다.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을 완성하는 순간까지 이 불씨를 놓지 않는다면 작가의 진심은 “어디선가 조용히 이 이야기를 기다릴” 사람에게 가닿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말하는 드라마작가는 밤새워 쓴 대본이 제작자의 냉정한 피드백에 사라져도 다음 “대사를 쓰고”, 시청률 1퍼센트에 감정이 요동쳐도 “펜을 놓지 않”는 사람이다. “오늘 저녁 재미있었다”라는 시청자의 한마디에 내일의 드라마를 시작할 힘을 얻는 사람이기도 하다. 대본에 진심을 쏟을 준비가 된 이에게 저자는 선배 작가로서 “완벽하지 않아도, 느려도 끝내 이룰 수 있다”고 다정히 손을 내민다.
목차
작가의 말 4
1부
단 한 사람을 위해 15
나의 작은 문학 교실 23
된장 좀 푸세요, 작가님 29
기획안 앞에서 작가의 마음 사용법 38
글쟁이입니다. 뭐든 써드립니다 45
시간이 선물이 되는 순간 55
그날 주인공이 들어왔다 60
부디 사고만 치지 말아주세요–대본 리딩 DAY 1 68
작가와 배우의 호흡 주고받기–대본 리딩 DAY 2 74
오늘도 도망중입니다 84
작가로 쓰고 엄마로 살다 91
2부
무모했지만 눈부셨던 시작 103
걷고 있지만 사실 멍때리는 중입니다 113
등장인물과 친해지기 118
피드백은 사랑이라고 믿는 중입니다 126
글 쓰는 죄로 수감되었습니다 134
잠깐 울고 올게요, 노래방에서 144
매일매일 마감과의 데스 매치 152
서툴지만 찬란했던 시작들 159
우리가 함께 꽃피운 한 달의 프랑스 168
3부
작가들의 “라떼는 말이야” 181
더이상 드라마를 즐길 수 없다 191
차가운 벽에도 담쟁이는 올라간다 199
책이랑 동거중입니다 208
착한 마음에 기대어 오늘도 한 줄 218
계절에 기대어 쓴 기억과 시간 224
메롱 작가와 수상한 언니 233
4부
심장은 플롯으로 뛰고 위장은 야식으로 무너지고 245
내가 사랑한 악역 254
밸런스의 철학 262
내 손가락 위의 방향지시등 267
쉽게 쓸 것, 아름답게 쓸 것 276
나를 작사가로 만들어준 드라마 285
어제의 나를 건너 오늘의 세상으로 297
내 마음에 길을 묻다 303
저자소개
책속에서
작가는 매일 숫자에 울고 웃는 전략가이자 누군가의 심장을 두드리고 싶은 낭만주의자다. 오늘도 나는 보이지 않는 적인 시청률과 싸우며 숫자의 소음 너머 어디선가 조용히 이 이야기를 기다릴 단 한 사람을 떠올린다. ‘파이팅’을 외치고 그를 위한 대사를 쓴다. 그리고 생각한다. 시청률은 못 잡아도 그 한 사람 마음은 잡아보자고.
― 「단 한 사람을 위해」에서
서툴고 엉성하지만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를 웃게 하고 누군가의 눈빛을 반짝이게 한다는 걸 알게 된 것은. 그리고 글이, 이야기가 세상과 나를 연결해줄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한 장의 종이 위에서도 마음은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된 것이다.
― 「글쟁이입니다. 뭐든 써드립니다」에서
이 길이 정답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방향은 누군가 정해준 루트가 아니라 내가 직접 고른 좌표라는 사실이다. 흔들리면서도 나아가고 있다는 자각, 그걸로 충분했다. 길은 낯설었지만 방향만큼은 분명했다.
― 「무모했지만 눈부셨던 시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