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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90357456
· 쪽수 : 184쪽
책 소개
목차
한국 독자 여러분께
시작하며
1장 등산가의 아내가 되다
밥상에서 시작된 우리의 이야기
감나무가 있는 작은 단층집
드디어 가족이 완성되다!
고독은 의외로 쉽게 해결된다
걱정의 정체는 ‘나’
살아 있다는 것,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
남들의 시선
동네 친구가 생긴다는 것
서바이벌 등산가의 탄생
아빠의 말은 이내 아들의 경험이 된다
부엌이 말을 걸다
2장 동물의 목숨은 나의 생명이 된다
언덕 위 우리 집
샐러리맨 사냥꾼
고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동물을 해체하다
첫 사냥
살생은 나쁘기만 할까
오늘 점심은 뉴트리아 도시락
3장 닭과 함께하는 날들
우리 집에 병아리가 생겼다!
킹의 등장
마당에는 작은 공룡들이 산다
이웃과의 문제
예뻐했던 ‘모아’를 먹다
닭들과 마음을 나누다
첫 달걀과 음식물의 선순환
알에서 태어난 생명들
어린 수탉의 운명
4장 오늘도 서바이벌
개와 고양이, 새 식구의 등장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는 아이들
한여름의 인내력 테스트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
가족과 함께한 첫 서바이벌 등산
재미있어 보이는 길을 찾아다니며 살고 싶다
오늘 하루도 감사했습니다
핫토리 분쇼의 글 : 그냥 평범하게 살아달라는 건 무리입니다
마치며
리뷰
책속에서
돼지고기나 닭고기도 다 맛있는 식재료다. 닭튀김, 삼겹살과 채소 볶음. 옛날부터 익숙해진 맛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아이러니하게도 야생 고기를 먹다가 그 사실을 깨달았다.
남편이 집을 비운 날 밤이었다. 갑자기 우울함이 몰려와 삼겹살과 배추를 넣고 전골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돼지고기나 닭고기는 참 잘 만든 것 같아.” 하고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그 말에 “그러게 말이야.” 하고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사람들이 질리지 않고 계속 먹고 싶어 하도록 고기가 ‘만들어져’ 있다. 용기에 포장된 고기를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곧바로 요리할 수 있도록 얇게 썰어 적당한 양을 담아놓았고, 맛이 크게 떨어지지도 않는다. 돈을 내면 내 손을 더럽히지 않고 이렇게 쉽게 고기를 구할 수 있으니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다. 우리도 만들어진 고기에 길들여진 가축일까.
- <오늘 점심은 뉴트리아 도시락> 중에서
사슴 고기는 담백한 붉은 고기로, 씹으면 숲의 향기가 입 안 가득 퍼진다. 나는 고기의 맛이 그동안 사슴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말해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장형 축산 시설에서 대량 생산되는 값싼 고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마치 고무를 씹는 것 같다. 고기뿐 아니라 우리가 맛있다고 느끼는 곡식과 채소도 아마 좋은 환경에서 정성과 시간을 들여 키웠을 것이다.
사슴 고기는 불필요한 지방이 없어서 마치 운동선수의 근육 같다. 만지면 탱탱한 탄력이 느껴져 방금 전까지 산속을 뛰어다녔던 약동감이 전해진다. 동물로서의 나는 어떤 존재일까. (중략)
사슴 고기를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먹으니 몸에 활력이 넘쳐 뛰어다니고 싶어졌다. 인간은 음식에 담긴 생명을 나누어 받아 살아가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 학교에서 주입받은 지식보다도 ‘음식’ 그 자체가 인생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 <샐러리맨 사냥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