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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0812009
· 쪽수 : 556쪽
· 출판일 : 2020-05-10
책 소개
목차
_ 프롤로그
_ 도사의 표적
_ 주모의 기둥서방
_ 파시에서 서성이는 구도자
_ 연화봉의 춘정
_ 노루목에 뜨는 태양
_ 에루화 낙화로다
_ 둑을 쌓아 바다를 막다
_ 영산에 꽃이 피어
_ 해님이 달님을 만났을 때
_ 죽어도 여한이 없다
_ 월명각시가 미륵을 품다
_ 돌이 서서 물소리를 듣다
_ 화려한 북소리
_ 석두암을 지은 뜻은
_ 하산
_ 바다처럼 광대한 도덕
_ 갑자년에 문을 열다
_ 도둑고개에서 피는 연꽃
_ 금강산은 없다
_ 전법의 현장
_ 장애물을 넘어라
_ 생사의 갈림길
_ 열반
_ 에필로그
_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 어른이 어찌케 생겼냐고라? 얼굴은 참 요로코 둥글으시고 몸은 어디 한나 모난 디가 없고 나무랄 디가 없이 쪽 빠져불었응게. 얼매나 이쁘든지 징그럽게도 이뻤지라우. 달덩이마냥 둥실히 생겨갖고 아조 훤힜응게. 눈이 좋아 광채가 나고 코도 덜렁허시고 참 이뻤응게. 키도 자오지간 훤칠허게 크시고 피부색은 애들모냥 깨깟해갖고 뽀얀 힜응게. 말씸을 허시며는 이런 방에서 가만가만 허시도 기양 독 속에서 나온 듯기 쿵쿵 울린단 말여. 그 웅장허신 말씸을 옆에서 들은다 치먼 간이 벌렁벌렁혔응게. 그 양반 앞에 가먼 누구라도 그냥 몸이오그라들어부러. 아, 나는 아적까지 이날 평생 그런 양반은 못 봤어. 이승 사람이 아니고 꼭 하늘서 내려온 신선 같았응게.”
“나도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우리 일만 묵묵히 헙시다. 이전에 쓰지 못허든 땅을 개간해서 양전옥답을 맹글어놓는다 치먼, 설령 그 사람의 세력에 밀려 땅을 뺏긴다 헐지라도 개간의 공로자는 우리들임이 틀림없소. 평소 조밥, 수시밥(수수밥)이나 묵는 길룡리 두메 사람들이 쌀밥을 묵게 되고 사회에 유익허다먼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만족헐 일이오. 우리가 첨부터 우리 배를 불리자 헌 일이 아니라 공익을 위해서 착수헌 것이 아니겄소? 우리가 천하에 도덕을 펴서 고해 중생을 건지는 사업에 자본으로 삼자는 목적에는 좀 어긋나요만, 그 사람을 욕허거나 미워허진 마시오. 사필귀정이라 혔응게 결과를 하늘에 맽기고 우리는 우리 헐 일만 헙시다.”
만년에 “금강산에 수도하러 가야겠다”고 말했던 소태산. 그의 육신은 총부에서 시오리 떨어진 금강리 수도산에 있는 화장막에서 재가 되었다. 그러나 이제 자신의 죽음을 걸고 한 그의 해학에 웃을 수 있는 제자는 아무도 없었다. 사리 하나 감추지 못하고 떠나는 자는 수양력이 부실한 도인이라고 흉보았던 소태산은, 사후에 사리를 찾는다고 재를 헤집고 유골을 부수는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말라고 일렀다. 그는 비록 사리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무더운 여름임에도 사후 엿새가 되는 다비일, 화구에 들어가기 직전 그 몸에서 향내가 풍겨 감시차 나온 일경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13일 밤 11시께, 다비 후 수습하여 조실에 봉안한 유골에서 방광(放光)하여, 화재가 난 줄 알고 수십 명이 불을 끄러 달려가는 소동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