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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90934237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0-08-17
책 소개
목차
강 회장
의심
칠석
너 같은 거, 나도 필요 없어
치료해 줘, 네가
그래서 나한테 더 유리하지
돌아갈 곳이 너였으면
욕심날까 봐
난 오래전부터 미쳐 있어, 너한테
결혼하자
저자소개
책속에서
“정지완.”
그저 이름을 불렸을 뿐인데 온몸 구석구석이 샅샅이 어루만져진 것처럼 흥분됐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지완이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 좋아하지 말라고 했었죠. 미워하고 원망하라고.”
떨리는 눈빛이 그의 눈동자에 닿았다.
“나 그거 못하겠어요.”
이제야 알았다. 왜 자꾸 그에게 기대게 되었는지. 후 불면 흩어질 것 같은 얼기설기한 새장에서 어째서 빠져나오지 못했는지.
“나는 하나도 괜찮지가 않았어요.”
“…….”
“당신이 곁을 비운 짧은 시간 동안, 하나도, 조금도, 어떻게 해도 괜찮지가 않았어.”
그래서 사랑인 걸 알아 버렸다.
차가운 파도에 발을 담갔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휩쓸려 가고 있었다. 멀리 마른 뭍이 보이는데 되돌아갈 길은 보이지 않았다. 벗어날 수 없다.
“당신을 좋아하나 봐요. 아니, 확실히 좋아하고 있어요.”
신우는 지그시 지완을 응시했다. 내려다보는 눈빛은 서늘하기도, 뜨겁기도 했다. 파란 불꽃이 일렁이는 눈동자가 그녀의 입술을 훑었다.
“그래서 뭘 어쩌고 싶은데.”
“어쩌고 싶은 건 없어요. 그냥…… 당신 곁에 있고 싶어요.”
“있어, 그럼.”
“그게 다예요?”
“내 옆에 있으면 많이 위험하겠지만 적어도…….”
그의 손이 흑단 같은 머릿결을 부드럽게 쓸었다.
“나보다 먼저 죽게 내버려 두진 않을게.”
신우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심지가 든 것처럼 단단했다. 그건 어떤 각오였다. 책임질 수 없으니 짐짝이나 되지 말라 경고했던 여자를 곁에 두기로 결심했다는, 그만의 각오.
“당신은 나를…….”
좋아하느냐 묻고 싶었다.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듣고 싶어서. 하지만 신우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내리눌렀다.
“마음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 함께 있는 게 중요할 뿐이지.”
“난 당신 마음을 듣고 싶어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건 더더욱 아니고.”
죽을 만큼 사랑한다고 해서 지킬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부모도, 지우도 목숨만큼 사랑했지만 결국 곁을 떠났다.
“같이 있어. 그거면 되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