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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유아차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1114942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25-08-18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1114942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25-08-18
책 소개
‘지식산문 O’ 시리즈가 주목한 다섯번째 사물은 ‘유아차’다. 어린아이와 함께 외출할 때 유아차는 양육자와 아이 모두를 구원하는 은혜로운 이동 수단이 된다. 이 책은 유아차가 가능하게 만든 것들과 동시에 불가능하게 만든 것들에 대해 섬세하게 추적한다.
◆ 뉴요커 선정 최고의 책
작은 바퀴에 숨겨진 현대 양육의 여러 얼굴
‘지식산문 O’ 시리즈가 주목한 다섯번째 사물은 ‘유아차’다. 어린아이와 함께 외출할 때 유아차는 양육자와 아이 모두를 구원하는 은혜로운 이동 수단이 된다. 아이에게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부모에게는 허리 통증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여유를 준다. 이제 유아차는 육아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 물건으로 자리잡았다.
유아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어떤 모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부모의 육아관과 라이프스타일이 드러나고, 고가의 브랜드 유아차는 사회적 지위와 계급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징들은 거리에서 ‘유아차를 끄는 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든다.
이 책은 유아차가 가능하게 만든 것들과 동시에 불가능하게 만든 것들에 대해 섬세하게 추적한다. 저자는 역사, 영화, 회화, 문학 속에 등장하는 유아차의 이미지와 의미를 살펴보는 한편 여성학, 인류학, 물리치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조사하고, 실제 양육자를 취재하며 유아차에 담긴 복잡하고도 다층적인 의미를 풀어낸다.
유아차 = 자유, 연결, 안전
저자 어맨다 패리스 모건은 아이를 가지면 “이제 달리기는 완전히 끝이겠네”라는 친구의 말에 큰 상처를 받는다. 러닝은 어린 시절부터 그녀의 정체성을 이루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육아와 자기 성취의 양립을 이루겠다는 다짐 아래, 그녀는 일주일에 서너 번씩 유아차를 밀고 달렸다. 아이들의 등하원길은 물론이고 들판, 브루클린브리지, 지하철 여행, 트라이베카의 놀이터까지 아이들과 도시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장소를 모험하는 자유를 경험하게 된다.
나는 유아차 덕분에 내가 사랑하는 모험에 테아와 사이먼을 데려갈 수 있었다. (…) 어파베이비 비스타 옆에서 유난히 꾀죄죄해 보이는 내 유아차. 캐노피 위에 핀 곰팡이를 보며 부끄러워했던 기억은 내가 아이들과 함께 횡단한 그 모든 길 위의 시간이 우리를 변화시켰다는 생각에 금세 떠밀려갔다. _203~204쪽
한편 육아는 아이를 중심으로 세상이 재편되는 과정이며 그 속에서 양육자의 이름과 정체성은 지워지기 쉽다. 유아차는 양육자가 그런 고립의 순간에서 벗어나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도 한다. 저자는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 모임에 참여하여 유아차를 세워두고 나누는 대화가 공동체의식을 느끼고, 존재감을 회복하게 해주었다고 술회한다.
이는 유아차의 물리적 구조 덕분이기도 하다. 아이와 양육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나란히 이동할 수 있는 설계는, 서로를 가까이 두면서도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게 한다. 그 미묘한 거리감은 독립성과 연결감을 동시에 가능하게 만들며, 오히려 더 깊은 안전함을 느끼게 해주는 장치가 된다.
유아차 = 속박, 편견, 불안
유아차는 아이와 양육자에게 이동의 자유를 선물해주었지만 역설적으로 속박하기도 한다. 부피가 큰 유아차는 계단이나 턱이 높은 인도를 통과하기 어렵고, 아이를 태운 채로는 잠시도 시선을 거둘 수 없다. 저자는 첫째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동안 둘째가 탄 유아차를 놀이터에 잠시 세워두었고, 단 몇 분 만에 “저기! 누구 애예요?”라는 외침과 함께 아동 방임범으로 오해받을 뻔한 경험을 한다.
‘유아차를 끄는’ 동안에 양육자는 끊임없이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된다. 특히 여성들에게, “비합리적인 기대”(80쪽)의 형태로 더욱 강하게 작동한다. “여성이 어머니이기 때문에 존경받을 만하다”(124쪽)는 관념은 19세기 빅토리아시대의 유물처럼 들리지만, 오늘날에도 ‘돌봄은 엄마가 해야 한다’ ‘모성애는 순수하다’ 같은 편견은 여전히 사회 곳곳에 뿌리내려 있다. 이러한 내면화된 의식들은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으로 이어지고 그로인해 여성 양육자들은 수치감과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 결과는 아이를 위해 더 많이, 더 좋은 물건을 구매하게 만드는 소비주의 육아 문화로 이어진다. 유아 용품 기업은 부모의 두려움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다른 문화권의 새로운 육아법들이 소개될수록 부모가 느끼는 불안은 커져만 간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적인 감정과, 문제들을 마주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불안의 근원을 천천히 더듬어간다.
유아차는 현대 육아의 복잡한 상징을 담은 세계이자 각 가정마다 고유한 사연과 시간이 얽혀 있는 개별적 공간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거리에서 마주치는 유아차를 예전처럼 무심히 지나치기는 어려울 것이다. 유아차에 실린 돌봄의 명과 암이 함께 눈에 들어올 테니까.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물들이 품고 있는놀라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시리즈, 복복서가 ‘지식산문 O’]
복복서가 ‘지식산문 O’는 영국 블룸즈버리 출판사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오브젝트 레슨스’ 시리즈 가운데 특히 흥미로우면서도 새로운 사고를 촉발하는 책들을 선별해 국내 독자에게 선보이는 시리즈다. 사물에 관한 깊이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인문 에세이로, 독자는 이 시리즈를 통해 늘 곁에 있는 물건들, 그래서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들에 담긴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고 탐험하며 교양을 쌓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작은 바퀴에 숨겨진 현대 양육의 여러 얼굴
‘지식산문 O’ 시리즈가 주목한 다섯번째 사물은 ‘유아차’다. 어린아이와 함께 외출할 때 유아차는 양육자와 아이 모두를 구원하는 은혜로운 이동 수단이 된다. 아이에게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부모에게는 허리 통증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여유를 준다. 이제 유아차는 육아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 물건으로 자리잡았다.
유아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어떤 모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부모의 육아관과 라이프스타일이 드러나고, 고가의 브랜드 유아차는 사회적 지위와 계급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징들은 거리에서 ‘유아차를 끄는 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든다.
이 책은 유아차가 가능하게 만든 것들과 동시에 불가능하게 만든 것들에 대해 섬세하게 추적한다. 저자는 역사, 영화, 회화, 문학 속에 등장하는 유아차의 이미지와 의미를 살펴보는 한편 여성학, 인류학, 물리치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조사하고, 실제 양육자를 취재하며 유아차에 담긴 복잡하고도 다층적인 의미를 풀어낸다.
유아차 = 자유, 연결, 안전
저자 어맨다 패리스 모건은 아이를 가지면 “이제 달리기는 완전히 끝이겠네”라는 친구의 말에 큰 상처를 받는다. 러닝은 어린 시절부터 그녀의 정체성을 이루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육아와 자기 성취의 양립을 이루겠다는 다짐 아래, 그녀는 일주일에 서너 번씩 유아차를 밀고 달렸다. 아이들의 등하원길은 물론이고 들판, 브루클린브리지, 지하철 여행, 트라이베카의 놀이터까지 아이들과 도시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장소를 모험하는 자유를 경험하게 된다.
나는 유아차 덕분에 내가 사랑하는 모험에 테아와 사이먼을 데려갈 수 있었다. (…) 어파베이비 비스타 옆에서 유난히 꾀죄죄해 보이는 내 유아차. 캐노피 위에 핀 곰팡이를 보며 부끄러워했던 기억은 내가 아이들과 함께 횡단한 그 모든 길 위의 시간이 우리를 변화시켰다는 생각에 금세 떠밀려갔다. _203~204쪽
한편 육아는 아이를 중심으로 세상이 재편되는 과정이며 그 속에서 양육자의 이름과 정체성은 지워지기 쉽다. 유아차는 양육자가 그런 고립의 순간에서 벗어나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도 한다. 저자는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 모임에 참여하여 유아차를 세워두고 나누는 대화가 공동체의식을 느끼고, 존재감을 회복하게 해주었다고 술회한다.
이는 유아차의 물리적 구조 덕분이기도 하다. 아이와 양육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나란히 이동할 수 있는 설계는, 서로를 가까이 두면서도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게 한다. 그 미묘한 거리감은 독립성과 연결감을 동시에 가능하게 만들며, 오히려 더 깊은 안전함을 느끼게 해주는 장치가 된다.
유아차 = 속박, 편견, 불안
유아차는 아이와 양육자에게 이동의 자유를 선물해주었지만 역설적으로 속박하기도 한다. 부피가 큰 유아차는 계단이나 턱이 높은 인도를 통과하기 어렵고, 아이를 태운 채로는 잠시도 시선을 거둘 수 없다. 저자는 첫째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동안 둘째가 탄 유아차를 놀이터에 잠시 세워두었고, 단 몇 분 만에 “저기! 누구 애예요?”라는 외침과 함께 아동 방임범으로 오해받을 뻔한 경험을 한다.
‘유아차를 끄는’ 동안에 양육자는 끊임없이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된다. 특히 여성들에게, “비합리적인 기대”(80쪽)의 형태로 더욱 강하게 작동한다. “여성이 어머니이기 때문에 존경받을 만하다”(124쪽)는 관념은 19세기 빅토리아시대의 유물처럼 들리지만, 오늘날에도 ‘돌봄은 엄마가 해야 한다’ ‘모성애는 순수하다’ 같은 편견은 여전히 사회 곳곳에 뿌리내려 있다. 이러한 내면화된 의식들은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으로 이어지고 그로인해 여성 양육자들은 수치감과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 결과는 아이를 위해 더 많이, 더 좋은 물건을 구매하게 만드는 소비주의 육아 문화로 이어진다. 유아 용품 기업은 부모의 두려움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다른 문화권의 새로운 육아법들이 소개될수록 부모가 느끼는 불안은 커져만 간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적인 감정과, 문제들을 마주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불안의 근원을 천천히 더듬어간다.
유아차는 현대 육아의 복잡한 상징을 담은 세계이자 각 가정마다 고유한 사연과 시간이 얽혀 있는 개별적 공간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거리에서 마주치는 유아차를 예전처럼 무심히 지나치기는 어려울 것이다. 유아차에 실린 돌봄의 명과 암이 함께 눈에 들어올 테니까.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물들이 품고 있는놀라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시리즈, 복복서가 ‘지식산문 O’]
복복서가 ‘지식산문 O’는 영국 블룸즈버리 출판사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오브젝트 레슨스’ 시리즈 가운데 특히 흥미로우면서도 새로운 사고를 촉발하는 책들을 선별해 국내 독자에게 선보이는 시리즈다. 사물에 관한 깊이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인문 에세이로, 독자는 이 시리즈를 통해 늘 곁에 있는 물건들, 그래서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들에 담긴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고 탐험하며 교양을 쌓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목차
스트롤러의 분류
1. 우리가 기대하는 것들
2. 유아를 위한 상품, 상품으로서의 유아
3. ‘아이 친화’와 ‘아이 중심’
4. 아기띠
5. 현관의 유아차
6. 유아차의 선과 악
7. 기이한 걱정의 시간
8. 당신의 몸을 되찾으세요
9. 스트롤링
은유로서의 유아차 분류
감사의 말
참고문헌
책속에서
나는 하는 수 없이 기온이 영상으로 풀리는 날이면 사람들이 ‘트래블 시스템’이라 부르는 것에 테아를 태워 동네를 천천히 산책했다. 세 가지 부품으로 구성된 이 유아차를 주문해 처음 받아보았을 때는 무척 당황했다. 하지만 금세 적응했고 그것은 곧 내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되었다.
어린아이들이 유아차에서 당하는 사고 사례로 그가 무심히 언급한 “수많은 사건” 목록을 보면 그저 다른 상품을 원한 것이 아니라 안전한 상품을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 이제 막 태어난 자식의 안녕과 안전, 어쩌면 생존까지 보장해주는 투자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있을까?
유아차는 빅토리아시대에서 온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건 유아차가 정말로 빅토리아시대 물건처럼 보여서만이 아니라 그 소란스러운 경직성이 가정 숭배와 그 시대를 정의했던 이상화된 모성 및 여성성 관념을 은근히 드러내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트래블 시스템과 탄소섬유 러닝 유아차가 우리 시대에 관한 무언가를 드러내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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