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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91131284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2-01-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사람과 말 그리고 아름다움 06
[ 아름다움의 개념들 ]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을까 18
추상적인 아름다움 23
아름다움의 어원과 개념 27
아름다움을 위한 나침반 46
[ 아름다움의 관점들 ]
아름다운 예술 56
아름다운 디자인 110
아름다운 자연 143
아름다운 사람 163
[ 아름다움의 역할 ]
아름다움과 어울림 184
아름다움과 돌아봄 190
아름다운 삶과 죽음 199
아름과 앎 208
아름에서 다움으로 214
참고 문헌 226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름다움은 현상적으로는 예술 분야와 가깝지만, 개념적으로는 인문학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름다움’이라는 말을 인문학으로 들어가는 문에 빗대곤 합니다. 인문학으로 들어가는 문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문이 바로 ‘아름다움의 문’이죠. 아름다운 문은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호기심은 문이고, 시선을 끄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문을 열려면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사람의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갈 테니까요. 아름다움의 문을 열면 의외의 광경이 펼쳐집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보이고, 소리도 들립니다. 모든 것이 정리되지 않은 채 마구 엉킨 숲속 같은 풍경입니다. 다양한 지혜와 지식의 향연, 혼란스럽고 어지럽지만 어떤 우연과 모험이 기대되는, 때로는 몰라도 좋고 이해할 수 없어도 편안하게 즐기고 쉴 수 있는, 그런 인문학의 숲입니다. ‘열공’이 아니라 ‘즐공’의 인문학, 보고 듣고 읽고 생각하는 즐거운 인문학의 장입니다.
중국 문명도 고대 그리스나 중세 서양처럼 개별적인 감각보다는 큰 틀의 전체적인 구도에서 아름다움을 지각하고 생각했습니다. 중국 문명의 대표적인 사상인 유교와 도교는 세상을 하나의 전체, 즉 유기체적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요소들이 결합해서 전체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전체 안에 여러 속성이 있고 이 속성이 맥락에 따라 다른 양태로 드러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체에 속한 부분들도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분리될 수 없기에 전체와 부분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전체 속의 부분들이 선형적 인과관계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몸을 생각해보죠. 인간의 몸은 각종 장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중 어떤 장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심장이든 신장이든 폐든 간이든 어느 하나가 없으면 사람은 살 수 없습니다. 그리고 부분만으로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이집트와 중세 기독교 예술은 엄격한 형식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숭고한 아름다움 또한 엄격한 형식을 요구했죠. 반면에 점·선·면이나 색면 등 추상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현대 미술은 형식이 자유로웠습니다. 추상 요소로 구성된 작품은 과거의 어떤 형식에도 구속되지 않았습니다. 추상 요소는 그 자체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지 않기에 예술가가 자의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나 개념을 표현할 수 있었죠. 지금도 현대 예술가들은 자기 내면이나 사회 이념 등 실체가 불분명한 개념을 표현할 때 추상 요소들을 활용합니다. 이렇게 표현된 현대 예술에서는 형식적 숭고보다는 자유로운 숭고가 느껴집니다. 숭고에서 고정된 형식이 사라져버린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