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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134025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0-12-01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제1부
그남자
첫 번째 줄은 기억나지 않는다
원인
나는 손목을 그어야 할 의무가 있다
오줌이 마려워서요
세탁소에서 돌아오는 김에
아프다, 아프다
제2부
해서는 안 될 말
진단명 향연
처음 미니스커트를 입은 날
두 개의 자아
연이
폐쇄 병동
제3부
후유증
충동
마지막이 되어 주소서
말할 수 없는 이유
냄새
수상
알코올
제4부
유스티나에게
나를 살려 준 아이들
워크맨
아픈 손가락
서랍 속 사과
프리다와 마츠코와 나
한남충
제5부
오빠
빨개졌다
전하는 말
안녕하세요
비명을 지르세요
고백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내 왼쪽 손목에 언제 첫 번째 줄을 그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 첫 번째 줄이 그때만큼은 꿰맬 정도가 아니었다는 것만은 기억한다.
대략적인 내 삶을 뒤돌아 봤을 때, 내 왼쪽 손목의 첫 번째 줄은
아마도 고등학교 입학 직후일 것이라 짐작한다.
〈첫 번째 줄은 기억나지 않는다〉 중에서
언니의 소개로 찾아간 병원의 의사 선생님은 키가 아주 크고
서양인처럼 큼직큼직한 이목구비에 멋진 은빛 머리카락을 가진 40대 중후반 남자였다.
내가 자라 온 이야기와 내가 겪은 사건들을 모두 듣고 난 뒤,
선생님은 내게 여러 가지의 심리 검사를 하자고 했다.
심리 검사 결과 내가 받은 진단명은 생각지도 못하게 많고 다양했다.
그중에는 예상대로 대인기피증, 곧 사회공포증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경계성 성격장애였다.
선생님의 표현을 따르자면 경계성 성격장애는
어느 순간 갑자기 자살을 하게 될지 모르는 중증의 병이라고 했다.
실제로도 나는 그랬다. 하루걸러 자해를 하기 일쑤였고, 밥을 먹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는 매우 충동적이었다.
지하철을 기다리다 선로에 진입하는 열차를 보며 뛰어내리고 싶다는 충동,
아파트 10층인 집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
나는 온통 충동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해서는 안 될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