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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목회/신학 > 신학일반
· ISBN : 9791191239430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1-10-0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I. 기본 개념들
1. ‘성서 종교’의 의미
2. 철학의 의미
II. 인간 실존 그리고 존재 물음
1. 인간 그리고 존재 물음
2. 철학적 반대 견해들
3. 철학함의 태도
III. 성서에 나타나는 인격주의의 토대
1. 거룩함 경험의 인격적 특징
2. 성서에 나타나는 인격주의의 특징
IV. 인격주의와 신-인 관계
1. 신-인 관계의 상호적 특징
2. 성서에 나타나는 인격주의와 말
V. 인격주의와 신적 현현들
1. 인격주의와 창조
2. 인격주의와 그리스도론
3. 인격주의, 역사, 그리고 종말론
VI. 성서에 나타나는 인격주의 관점에서 본 인간
1. 성서에 나타나는 인격주의와 인간의 윤리적 실존
2. 성서적 인격주의와 인간의 사회적 실존
3. 성서 종교에서 신앙과 죄
4. 신앙, 의심, 그리고 존재론적 물음
VII. 성서 종교의 주관적 측면에 포함되어 있는 존재론적 문제들
1. 전체 회심과 지성의 회심
2. 은총의 윤리와 결단의 윤리
3. 성서 종교와 존재론에서 나타나는 고독과 사랑
VIII. 성서 종교의 객관적인 측면에 포함되어 있는 존재론적 문제들
1. 신적 현현들 그리고 궁극적 실재 탐구
2. 신-인 관계 그리고 궁극적 실재 탐구
3. 존재론과 성서 종교에 나타나는 존재의 근거인 하느님
해설: 폴 틸리히의 생애와 사상
폴 틸리히 저서 목록
책속에서
이 책의 주제는 조직신학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제 신학 사유에서도 중요합니다. 신학 작업을 할 때 저는 종종 철학 언어를 쓰면서 이를 성서의 구체적인 형상 언어와 비판적으로 대조하곤 했습니다. 이 책에서 저는 이 대조를 철저하게 밀어붙였습니다. 그러나 저를 비판하는 이들이 내린 결론, 즉 신학은 철학 용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일은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고, 신학의 자기기만과 낙후를 낳는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오히려 저는 성서의 상징들이 불가피하게 존재론적 물음을 유발하며, 신학이 제시하는 대답은 필연적으로 존재론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많은 신학생은 하느님의 계시를 철학뿐만 아니라 종교와도 대립시키곤 합니다. 특히 유럽 대륙이 그러한 경향이 강하지요. 이들이 보기에 종교와 철학은 모두 정죄해야 마땅합니다. 둘은 모두 하느님처럼 되려 하는 인간의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종교와 철학은 모두 인간이 자신의 피조성과 유한성을 넘어서고자 하는 마성적 고양demonic elevation입니다.* 둘 중에서 더 위험한 것은 종교입니다. 철학은 적어도 원칙상으로는 논리학과 인식론이라는 기술적인 문제만 다룰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생각이 참이라면 철학과 성서 종교를 마주 세우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성서 종교라는 말은 그 자체로 어불성설이기 때문이지요. 이 생각을 지지하는 이들은 철학은 무해한 논리적 탐구거나 마성적인 교만hubris에 바탕을 둔 인간의 활동이기에 제대로 된 비교를 하기 위해서는 ‘성서적’이라는 형용사에 ‘종교’가 아닌 ‘계시’라는 명사를 붙여야 한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주장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철학은 취향의 문제가 아닙니다. 철학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활동입니다. 인간은 존재 물음을 던지는 존재입니다. 모든 인간이 나름의 도덕을 갖고 있고 정치 활동을 하며 예술을 하고 학문을 닦으며 종교를 갖듯 모든 인간은 철학을 합니다. 이를 수행함에 있어 인간마다 수준, 교육 정도, 창조성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지만, 수행의 성격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이건 왜 그래요? 저건 왜 안 그래요?”라고 쉼 없이 물을 때, 칸트Immanuel Kant가 우주론적 논증을 비판하며 “왜 나는 존재하는가?”라고 스스로 묻는 신을 웅장하게 서술할 때, 둘의 형태는 다르나 내용은 근본적으로 같습니다. 둘 모두 존재를 묻고 있는 것이지요. 인간은 본성상 철학자입니다. 인간은 불가피하게 존재 물음을 던지기 때문입니다. 신화나 서사시, 연극이나 시, 어떤 언어 구조나 단어로든 인간은 존재 물음을 던집니다. 철학의 고유한 과제는 이 물음을 의식하게 만들고, 체계적으로 이에 대한 대답을 설명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