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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1290004
· 쪽수 : 356쪽
· 출판일 : 2021-01-05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_ 5
서문 _ 11
PART 1
성급한 결론, 기막힌 오해 23
병뚜껑들이 사타구니를 갉아대는 느낌 27
한 생명이 가고, 새 생명이 오고 31
“당신 딸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35
작고 작은 승리의 순간들 39
마음의 장벽을 제거하고 난 후 43
“봤지? 결국엔 내가 이긴다니까.” 47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51
누구에게나 마지막 밤은 온다 55
딸을 구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심정 59
두고두고 뼈아픈, 어느 화요일 밤 63
곁에 머물러 주는 것만으로도 67
비통의 순간에 놓인 사람들에게 71
난민 아이들의 놀라운 회복력 75
차가웠던 나의 심장 79
지하로부터의 수기 83
PART 2
아픈 딸아이의 아버지가 될 때 89
생사를 둘러싼 결정 앞에서 93
출구는 결국 스스로 만들어낸다 97
지나친 호의가 화살이 되어 101
환자가 된 후 비로소 절감하는 것들 105
거울 속 낯선 얼굴과 만난다는 것 109
해일처럼 덮치는 공포의 기억들 113
그날 밤, 그 노부인 117
목소리를 잃은 한 남자에게 일어난 변화 121
사소하지만 명확한 위로 125
내가 그 아이를 구할 수 있었을까? 129
거짓말처럼 솟구쳐오른 내면의 힘 133
그날 이후, 크리스마스 137
비닐봉지에 유기된 신생아 141
지나간 자리마다 남은 선명한 흔적 145
“펄은 사랑을 먹고 산답니다” 149
유머의 잠재력 153
PART 3
죽음이란 본디 삶 한가운데 있는 것 159
치료의 우선순위 163
성미 고약한 노인 167
출구가 모두 막힌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171
광증의 앞과 뒤 175
60년 세월을 건너뛴 우리의 우정 179
치매의 이쪽과 저쪽 183
“여기 강가에서, 이제 나는 행복해.” 187
생사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191
모니카의 용기 195
의사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199
웃음 전파자 203
그녀는 진정한 투사다 207
환자의 가이드가 되어 211
평생과 맞먹을 그녀의 18개월 215
설계자 위주 세상에 용감하게 맞선 부부 219
PART 4
“이대로 영영 떠날까 봐, 잠을 잘 수가 없어요.” 225
그 강아지가 눈으로 말을 걸어왔다 229
내 접시 위에 너무 많은 양이 놓일 때마다 233
마침내 찾아온 깊은 평온 237
부모의 사랑에도 때로 시간이 필요하다 241
폐암 환자가 되어 245
나의 첫 안락사 환자 249
“그들 눈에 제가 안 보였던 거죠.” 253
규정이 구속복이 될 때 257
구급차 안에서 아기를 받던 날 261
호르몬이 그녀의 뇌를 공략했다 265
기술적 치료, 심리적 치유 269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273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좋고 나쁜 경험들 277
시간의 한계를 넘어선 사랑 281
PART 5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먹고 난 후 287
그 환자의 응원에 힘입어서 291
갑자기 숨을 거둔 딸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295
폭우가 쏟아지는 밤, 주유소에서 만난 소년 299
내 인생 항로를 바꿔준 환자 303
견디기 힘든 일들 307
평생토록 기억될 그 밤의 결혼식 311
제때 브레이크를 밟는 용기 315
“내일 새벽, 당신이 내 죽음을 목격할 겁니다.” 319
외로웠던 한 소녀를 잊지 않기 위해 323
말기 암 환자가 된 나의 엄마 327
빈손인 채 홀로 떠나게 두지 마라 331
한없이 쓸쓸하고 외로운 인생 335
로렐의 고통, 로렐의 용기 339
평생 간직할 젊은 의사의 편지 343
치료를 넘어 환자를 돕는다는 것 347
모든 의사의 가슴에는 그들만의 묘지가 있다 351
리뷰
책속에서
그 일을 겪고 난 후부터 환자들을 대하는 내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환자의 나이와 성별, 직업, 또는 이전 의무기록까지 불문하고, 그가 범죄자이든 자살 기도자이든 상관없이 모든 환자는 우리의 보살핌을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는 깨달음이었다. 이 여성 사례의 예기치 않은 반전은 의사로서 나의 직업관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인생관까지 바꾸어 놓았다.
“좋아요. 제가 한번 직접 해보죠, 뭐.”
그에게 이렇게 말하던 순간을 나는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건장한 체격의 다 큰 성인이 작은 플라스틱 조각 하나 때문에 무릎을 꿇고 눈물까지 흘렸다. 마침내 신뢰할 만한 의사를 만났다는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나 역시 의사로서 깊이 있게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분위기는 일순간 달라졌다. 병실에 활기가 돌고 기쁨과 환희에 들뜬 가족들의 마음이 손에 잡힐 듯 방 전체로 퍼져나갔다. 진정하려고 애썼지만 어느새 나도 그들의 행복감에 함께 젖어들었다. 처음에 눈만 꿈벅이며 가만히 있던 환자 역시 아기를 보자 경이로운 반응을 보였다. 한동안 모니터를 바라보던 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오래된 생명은 떠나가고 이제 새로운 생명이 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