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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외교정책/외교학
· ISBN : 9791191383027
· 쪽수 : 198쪽
· 출판일 : 2021-04-02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 평화에게 기회를
프롤로그 · ‘평화’를 이야기한다는 것
1부 전쟁과 평화에 대한 네 가지 질문
· 전쟁과 폭력은 인간의 본성 아닌가요?
· 강한 군대가 있어야 나라를 지킬 수 있지 않나요?
· 모두를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요?
· 절대악을 몰아내기 위해 불가피한 전쟁도 있지 않나요?
2부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세 기둥
· 전쟁으로 돈을 버는 이들, 군수산업체
· 전쟁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이들, 안보팔이 정치인
· 전쟁을 용인하고 묵인하는 보통 사람들
3부 우리의 책임, 우리의 권리
· 한국은 전쟁의 피해자이기만 할까
· 우리가 전쟁을 끝낼 수 있을까
· 평화운동은 어떻게 전쟁과 맞서나
에필로그 · ‘평화’를 살아간다는 것
쟁점 · 뜨거운 감자, 한국의 병역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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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 딜레마에 대해 오래 생각했습니다. 평화를 한 마디, 한 문장, 한 문단으로 쉽게 설명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마치 수십 명이 넘는 인물이 등장해 다양한 인간군상과 철학을 보여주는 대하소설 《토지》를 한 문장 혹은 한 문단으로 요약해서 설명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질문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평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서 “평화는 무엇을 봐야 하나?” 혹은 “평화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로요.
전쟁의 의미가 다른 것처럼 평화의 의미도 달라집니다. 모두를 위한 평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계급, 젠더, 인종, 국적, 나이에 따라 서로 다른 평화를 염원합니다. 911테러를 겪은 미국인에게 평화란 테러가 일어나지 않는 상황을 의미할 수 있겠죠. 반면 이라크인에게 평화란 ‘미군이 없는 나라’를 의미할지도 모릅니다. 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다 같은 평화를 염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에 사는 흑인 남성이라면 테러로 죽는 일보다 경찰에게 목을 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처럼 경찰에 죽임당하는 것을 더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에게 평화는 경찰 폭력이 없는 세상일 겁니다. 미국에 사는 여성은 흑인 남성과는 또 다른 평화를 염원할 것이고, 흑인 여성은 백인 여성이나 흑인 남성과는 다른 평화를 바랄 것입니다. 이처럼 평화의 얼굴도 전쟁의 얼굴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정체성, 상황, 맥락이 복잡하게 교차하며 수천수만 가지 얼굴로 나타납니다.
당시 히틀러의 나치당은 인종주의에 기반한 혐오와 차별을 끊임없이 유포했습니다. 유대인, 집시, 여호와의증인, 성소수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혐오와 차별이 가득한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갔습니다. 포드를 비롯한 미국의 기업인들이 히틀러의 독일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이유는 물론 경제적인 이익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치의 인종주의가 전혀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 그들 또한 인종주의자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혐오와 차별이 국경과 이념을 넘어 공조한 셈이죠. 20
세기 초반 일본의 제국주의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인, 오키나와인, 만주인들은 일본인보다 열등한 민족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차별적인 법과 제도를 시행하고 혐오를 부추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