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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505122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2-06-0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그래, 가자! 까짓 거, 산티아고!
Part 1 - 까미노에 발을 들이다
D-1 노란 화살표를 따라 가기만 하면 돼
Day1 사실 난 걷는 게 싫어 | 황홀했던 첫날밤
Day2 걸어야만 보이는 것들
Day3 이상한 해방감
Day4 걷는 것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Day5 마지막인 줄 알았더라면
Day6 천천히 걸어줄 수 없을까
Day7 버거웠던 하루
Day8 내게 찾아온 손님, 베드버그
Day9 약국 앞 벤치에 나란히 앉아 | 그럼에도 불구하고
Day10 까미노 위의 천사들
Day11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Day12 베드버그 박멸의 날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1 호주에서 온 린다
Part 2 - 내 걸음대로 걷다 보면
Day13 길 위에서 그려보는 미래
Day14 내게는 마지막 산티아고 순례길
Day15 리오와 데비
Day16 길 위에서의 생일
Day17 뜨거운 작별 인사
Day18 마음에 탄력이 붙었다
Day19 까미노의 법칙
Day20 따로 또 같이
Day21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법
Day22 너는 내 기분을 망칠 수 없어
Day23 욕심 내려놓기
Day24 함께 걷는다는 것 | 수녀원 도난 사건
Day25 나의 초심
Day26 처음으로 물집이 잡혔다
Day27 내 몸을 사랑하기로 했다
Day28 인생의 축소판
Day29 허리의 통증
Day30~31 대도시에서의 휴식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2 아버지와 딸
Part 3 - 어쩌면 이것이 나의 순례
Day32 다시 돌아올 수 있어 기뻐
Day33 매일 어제보다 더
Day34 새로운 순례길 메이트
Day35 나는 작고 약한 애벌레
Day36 철의 십자가
Day37 오늘은 조금 더 걷기로 했다
Day38 남편의 너구리 사랑
Day39 이 맛에 걷는 길
Day40 여행하며 많이 싸우세요
Day41 또 너냐, 베드버그
Day42 각자의 순례길
Day43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Day44 오리손 산장의 인연
Day45 꼭 크리스마스 이브 같아
Day46 완주 | 순례길이 준 마지막 선물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3 한국에서 온 두 어머님
에필로그 - 다시 여행자로 돌아가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세상에서 걷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체력도 정신력도 약하고, 땀을 흘리거나 몸이 힘든 건 모두 꺼려해서 평소 하는 운동이라고는 숨쉬기가 전부였다. 그런 내가 고행의 길이라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순전히 내 의지로 가겠다는 생각을 할 리는 결코 없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인생은 순전히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내가 언제 또 이렇게 온전히 걷는 것에만 집중하는 단순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그 생각을 하면 더없이 소중해지는 시간이다. 비가 와서 호들갑을 떨었고, 바람이 많이 불어 넘어질 것 같았고, 덕분에 발에 힘주고 걷느라 발바닥이 불날 것 같았지만 모두 괜찮았다. 먹구름이 걷히고 해가 반짝 뜬 순간, 카페테라스에서 말간 하늘을 보며 마신 오후의 커피 한 잔이 하루의 고단함을 모두 날려 주었다.
신혼은 무조건 서로 옆에 꼬옥 붙어 있어야 되는 시기인줄로만 알고 살았다. 때로 혼자 있고 싶어지는 순간이 찾아오면, 괜한 죄책감과 미안함에 내색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다. 이제는 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다른 남편과 나는 어떻게 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타인일 뿐인데, 24시간 내내 함께 붙어 있으면서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부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앞으로는 순례길을 걷는 지금처럼 살아가고 싶다.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각자의 시간과 속도를 존중해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