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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91842517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3-06-05
책 소개
목차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손수건
저주 양
양의 침묵
푸른 새
고양이는 왜
햇볕 쬐는 날
작가의 말│귀신 이야기의 즐거움에 관하여
작품 해설│연구소에 밤이 오면 ─ 박혜진 문학평론가
추천의 말│강화길, 김보영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숙이 계단을 걸어 내려가 주차장으로 나가는 문을 열자 문 앞에 서 있던 직원이 말했다.
직원은 평범했다. 평범한 체격에 평범한 어두운색 정장 차림이었고 목소리도 말투도 평범했다. 주차장으로 나가는 문 앞을 막아서지 않고 길에서 마주쳤다면 돌아서자마자 잊어버려 한 시간 뒤에는 생각도 나지 않을, 그런 특징 없는 사람이었다.
─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층계참에 양이 앉아 있었다.
DSP는 양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양도 그를 마주 쳐다보았다.
양의 털은 지저분했다. 그의 머릿속의 이미지나 인터넷에서 가끔 보았던 사진과 달리 양은 흰색이 아니라 회갈색이었다. 양의 몸 여기저기에 털이 깎여 나간 곳이 있었다. 양의 맨살이 드러난 자리에는 수술 자국 같은 커다란 흉터가 조명 아래 벌겋게 드러났다.
─ 〈저주 양〉
그렇게 집안의 모든 문제는 구정물처럼 아래로 아래로 흘러 떨어져서 그 집안 모든 사람에게 가장 만만한 존재 위에 고이고 쌓였다. 대부분의 경우 마지막에 그 구정물을 감당하는 사람은 취약한 위치에 있는 여성이었다. 딸, 며느리, 엄마, 손녀. 맏딸은 살림 밑천이라느니 아들 가진 엄마는 길에서 손수레 끌다 죽는다느니 하는 말의 의미는 모두 같았다. 가장 만만한 구성원의 피와 골수를 빨아먹어야만 가족이라는 형태가 유지된다. 그렇게 모든 역기능 가족은 비슷한 형태로 역기능적이다.
─〈손수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