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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중남미여행 > 중남미여행 에세이
· ISBN : 9791191859713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4-01-1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7
1부. 보다 친밀한
1. 아빌라가 여기에 ─ 16
2. 페타레의 율레이시 ─ 28
3. 이주와 정주의 순간들 ─ 40
4. 아시엔다 산타 테레사 ─ 51
5. 언제까지나 야생 ─ 62
6. 벌레의 집 ─ 75
7. 대정전 ─ 87
8. 스페인어 수업의 장면들 ─ 103
2부. 보다 진실한
1. 민중성의 색채 ─ 114
2. 시대적 상징성을 획득한 한 개인의 취향 ─ 129
3. 착시, 혹은 찰나의 진실 ─ 146
4. 먹는다는 것, 그리고 환대한다는 것 ─ 162
5. 열대의 리듬과 가락 ─ 180
6. 세 개의 점, 대학들 ─ 198
7. 이민자들의 산지, 콜로니아토바르 ─ 216
8. 타인은 지옥일까 ─ 229
에필로그 24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르헨티나에는 보르헤스가, 칠레에는 아옌데가, 페루에는 바르가스 요사가, 콜롬비아에는 마르케스가 있어서 비록 한 번도 그 땅에 대한 실제 경험이 없었어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고난받고 무엇으로 가슴 뜨거워지는지 짐작하는 바 있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에 대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라고는 차베스라는 이름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럴 리가 있겠는가. 차베스를 빼놓고 이야기한다면 진실이 아니지만, 차베스만 가득한 이야기도 진실이 아닌 것, 그것이 베네수엘라의 수도, 남미 최대의 메트로폴리스 중 한 곳인 카라카스의 프로필이었다.
_ 「프롤로그 ─ 작동하지 않는 도시」
세뇨라, 맨홀 뚜껑이 바예아리바 꼭대기부터 저 아래쪽까지 굴러가는 것 봤어요? 바예아리바 대로에 뚜껑 열린 맨홀이 몇 개나 되게요? 그 맨홀 하나에 누군가 커다란 나뭇가지를 꽂아놓지 않았겠어요? 그냥 보통 팔뚝만한 나뭇가지가 아니라 가로수를 통째로 뽑아다 꽂아놓은 것 같다니까요. 맨홀 뚜껑 가져다 팔면 돈을 좀 받나봐요. 지나던 차가 큰 구멍을 미처 못 보고 그 위로 지나가거나 하면, 하필 차 바퀴가 좀 작은 편이거나 바람이 시원찮게 들어 있거나 하면 정말 큰일나지 않겠어요? 밤에는 특히 더 그렇고요. 그래서 나무를 뽑아다 그냥 맨홀에 심어버리는 거예요. 알아보고 피하라고요.
_ 「페타레의 율레이시」
“헤이, 보라쵸, 주정뱅이.” 주정뱅이들은 쉬지도 않고 춤을 추었다. 제한 급수로 속시원히 몸을 씻어본 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한, 생활고 때문에 공공재산인 구리 케이블(전깃줄, 인터넷 선 등등)을 몰래 끊어다가 파는, 항생제를 구하러 열흘째 시내의 약국이란 약국은 다 뒤지고 있는, 또 현금 인출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너 시간씩 줄을 서는 그런 일상을 보내고 있는 모두가 이 시간만큼은 오로지 럼과 메렝게에 의지한다. 버티고 견디는 고단한 삶이 곳곳에 있다. 다른 방도가 없는 일을 마주했을 때 사태를 낙관하여 불안을 잠재우는 데에 익숙한 이들이다. 럼주에 달뜬 이들이 메렝게를 흔들자 정원은 이내 유쾌하고 나른한 기운으로 충만해졌다.
_ 「아시엔다 산타 테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