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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9057342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2-11-30
책 소개
목차
이야기를 시작하며 _ 백야 3
1장 / 대포 소리와 불꽃놀이
낙타의 눈
니콜라이 카푸스틴의 세계
그라나트
칠월 삼일의 기록, 쥐로비치
카타리나와 함께
인간에 대한 예의
2장 / 노오란 꽃가루가 검은 원피스 위로
미아네 집
어떤 장례식
자장가
사드코
페트로프 보드킨의 정물화
아르히프 쿠인지의 아틀리에에서
3장 / 트라페자
키지
발람수도원
마슬레니차
헬레네 쉐르벡이 그린 북구의 얼굴들
알바 알토의 공간
비푸리도서관
4장 / 오늘만큼은 공중 도약을
쿠스코의 지진을 멈춘 검은 예수
잉카의 오래된 봉우리
계급과 고도高度 라파스
영원의 시각화 우유니
쿠스코의 크리스마스
불시착, 메데인
5장 / 남루한 폐허의 고향 신들
집에 얽힌 사연 소비에트 사회의 주거 공간과 영화 두 편
변혁의 불씨
혁명이 낳은 신산함
시가를 운동화와
불법이라던 곳 북키프로스에서 생긴 일
6장 / 자연의 비명
정말 아무렇지 않은 맛
코로나 시대 타자성의 체험
몸 없는 거인(Giant Without a Body)
냄새와 기억의 사회사
중고 시장
비외르비카의 람다, 그리고 뭉크
이야기를 끝내며 _ 다정히 마주 보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 이름 뜻이 뭔지 알아? 듣고 나서 놀리지 않는다고 약속해.”
안나가 보타에게 이름 뜻을 물은 지는 꽤 오래되었다. 매번 다른 화제로 말을 돌리곤 하더니 고향 마을에 다녀온 후 보타는 스스로 입을 열었다.
“응? 놀리기는. 뭔데?”
“보타고즈…… 어린 낙타의 눈이란 뜻인데…….”
카자흐스탄의 초원에서 어린 낙타의 눈만큼 예쁜 것은 없다고 한다. 까맣고 동그란, 반짝이는 눈. 가장 빛나는 아이가 되리라는 부모의 염원이 담긴, 시원적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이름. 탄생의 빛과 죽음의 통곡이 묻어나는 이름. 뜨겁게 머물다 차갑게 떠나가는 방랑자의 이름. 이제 다시 찾은 오래된 새 이름.
― 「낙타의 눈」 중에서
“예술이 정치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견해 자체가 정치적 견해”라고 조지 오웰은 말한다. 그와 비슷하게 여행도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정치적 견해를 가지지 않고 여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어디로 갈까’에서부터 찾아간 그 장소에서 ‘무엇을 최우선으로 볼까’ 하는 문제까지. ‘어떤 사람에게 말을 걸까’ 하는 것에서부터 ‘어떤 방식으로 돈을 쓸 것인가’ 하는 문제까지. (그러니까 ‘영화 보기’도 정치적이고 ‘골프 치기’나 ‘요가 하기’도 정치적이다.)
― 「계급과 고도(高度)」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