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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1937251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2-10-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사카키야마 운게쓰의 ‘빛’
1장
아이바 싱고의 ‘반딧불이’
2장
아이바 싱고의 ‘여름’
3장
아이바 싱고의 ‘눈물’
4장
가와이 나쓰미의 ‘마음’
5장
아이바 싱고의 ‘소원’
6장
가와이 나쓰미의 ‘생명’
에필로그_사카키야마 운게쓰의 ‘풍경’
작가 후기
리뷰
책속에서
다음 순간, 우리 입에서 “하아!” 하는 감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저 황홀했다.
하얀 꽃잎 속에서 반딧불이가 반짝이면 꽃잎 자체가 환상적인 초록빛을 발하는 듯 보였다.
“왠지, 요정들이 사용하는 등불 같아…….”
나쓰미는 유치원 교사답게 그림책에서나 볼 수 있는 표현을 썼지만, 내가 생각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나쓰미, 꽃을 얼굴 앞에 들고 있어 봐.”
“응.”
나는 카메라를 들고, 희미한 녹색으로 빛나는 초롱꽃과 황홀한 눈으로 바라보는 나쓰미의 옆얼굴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았다.
액정 모니터로 그 사진을 확인하면서 “나 원 참…….” 하고 스스로를 비웃었다.
나는 역시 나쓰미에게 푹 빠져 있었다.
- <1장> 아이바 싱고의 ‘반딧불이’
지장 할아버지는 술잔에 남은 술을 쭈욱 들이켠 후 사진 뒷면의 세 글자를 응시하며 말했다.
“어릴 때 어머니가 종종 이런 말을 해 준 기억이 있단다. 게조, 엄마 아들로 태어나 줘서 고마워, 라고. 외동인 데다 아버지가 없어서 어린 마음에 외로웠지만, 그래도 매일 밤 이불 속에 들어갈 때마다 어머니가 그렇게 말하면서 이마를 쓰다듬어 주시면 왜 그런지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잠도 잘 왔던 것 같아.”
나쓰미가 야스 할머니 방 쪽을 돌아본다. 나도 자연스럽게 같은 방향을 보았다. 할머니다운 말이라고 생각하면서.
“나 때문에 어머니가 고생한다는 걸 어린 마음에도 알고 있었거든. 마음 한구석에 늘 죄책감이 있었지……. 생각해 보면 내가 지금껏 살아올 수 있었던 건 어머니가 매일 밤 그렇게 말해 줬기 때문인 것 같단다. 그래서 말이다, 내가 정말로 후회하는 건……, 아내랑 헤어진 일이 아니라…….”
할아버지는 여기까지 말하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 <2장> 아이바 싱고의 ‘여름’
“눈이 착각해서 달을 크게 보는 거라고 가르쳐 주셨을 때…….”
“응…….”
“정말 좋은 이야기를 해 주셨어.”
“어떤?”
“인간은 무엇과 무엇을 비교할 때 늘 착각을 일으킨대. 그러니 자신을 타인과 비교해선 안 된다고.”
나쓰미는 묵묵히 달을 응시했다.
나 혼자 계속 지껄인다.
“타인과 비교하면 내게 부족한 것만 보여 만족을 모른대. 생각해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
지장 할아버지가 해 준 이 말은 사진학과 친구들을 따라가지 못해 초조해하던 나에겐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조언이었다.
- <3장> 아이바 싱고의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