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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079288
· 쪽수 : 142쪽
· 출판일 : 2022-07-07
목차
1부
갇힌 자유 1
갇힌 자유 2
갇힌 자유 3
갇힌 자유 4
바흐와 스틸녹스
침鍼 맞는 시간
철쭉꽃 몸살
퇴직
손
하마터면
시간의 거품
고백
마음을 닮은 얼굴
솔방울, 박물관
러시아 영화
2부
하지夏至
태풍경보
몹시 더웠다
40년 만에 다시
출근
우울한 초록
풍문風聞
어떤 위로慰勞
가볍지 않은,
아픈 아이
무서운 달밤
단풍
겨울 직전
근황
꽃, 쓰레기
어느 일생一生
3부
풍경
아직도, 수평선
동백
햇빛 속의 집
국경의 꽃들
돌아온 밤에
순례
세월의 초대
달밤
하늘공원
재즈
천년千年 동안
주소들
고야의 검은 그림
청량리역
굿바이 소년
4부
근심 우체통
투명한 메시지
작은 아씨들
다시 봄이 와도
뉴욕의 날씨
청월靑月
꿈꾸는 날개
양파의 추억
재회
이명耳鳴
구름, 그리움
일회용 숟가락
고요
오래된 독서
거울 없는 방房
영결永訣
설일雪日
해설 ‘고苦’를 관조하여 ‘미美’에 이르다|홍기정(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출근
두꺼운 가죽 지갑을
가볍게 통과하고
얄팍한 지폐와 구겨진 영수증
접고 또 접은 빈혈처방전을
순식간에 지나서
찰나에 접선하는
교통카드와 단말기의
눈먼 치정과도 같은 만남을
무심코 주선하는
물신物神의 시간
계단을 내려가서 전철을 타고
다시 계단을 올라가서
마을버스를 탄다
어제의 발자국과 겹쳐지는
오늘의 지루한 발자국들
잘 생각나지 않는 간밤의 꿈
습관적인 걸음새로 지워버리며
잔뜩 찌푸린 날씨
21세기의 아침을 간다.
바흐와 스틸녹스
불면증 치료 효과가 있다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었다
새벽녘까지
오래 이어지는 피아노 솔로
구르고 어르고 간절히 두드려도
생각 한 자락 끊어지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도 지워지지 않는
쓰라리고 달콤한 기억의 문신文身
연주가 끝날 무렵 불을 켜고
스틸녹스 반 알을 먹는다
몽롱해지는 눈꺼풀 위로
어룽대는 회한의 아라베스크
당신의
속 깊은 선물이었는데...
오늘도 참패한
요한 세바스찬 바흐
나의 탓이다.
어떤 위로慰勞
황야를 떠도는 늑대 한 마리
무리에서 쫓겨났을 고독한 우두머리
사투를 다해 잡은 어린 사슴을
독수리, 까마귀에게 빼앗기고
비실비실 절면서 간다
멀어져가는 왕국
무심한 평화가 섬뜩한 대평원
채널을 돌리려는 순간
흘낏 돌아보는 찰나의 섬광
마주치도록 클로즈업되는
늑대의 시퍼런 눈초리에
오히려 안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