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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2128405
· 쪽수 : 488쪽
책 소개
목차
개정신판을 내며
초판 머리말
프롤로그│여행·편력·유목
1부 “나는 너고, 너는 나다”
• 젊은 날의 초상
태양인│우울증│‘마이너리그’-『방경각외전』
• 탈주·우정·도주
미스터리│분열자│‘연암그룹’│생의 절정, ‘백탑청연’│연암이 ‘연암’으로 달아난 까닭은?
• 우발적인 마주침, ‘열하’
마침내 중원으로!│웬 열하?│소문의 회오리
• 그에게는 묘지명이 없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레퀴엠’ │높고 쓸쓸하게│“나는 너고, 너는 나다”
2부 1792년, 대체 무슨 일이? — 『열하일기』와 문체반정
• 사건 스케치
• 문체와 국가장치
• 대체 소품문이 뭐길래!
• ‘연암체’
• 『열하일기』 — 고원 혹은 리좀
3부 ‘천의 고원’을 가로지르는 유쾌한 노마드
• 잠행자 혹은 외로운 늑대
돈키호테와 연암│끝없는 잠행│ 달빛, 그리고 고독
• 열하로 가는 ‘먼 길’
요동에서 연경까지│‘천신만고’│열하, 그 열광의 도가니│대단원
• ‘천 개의 얼굴’ ‘천 개의 목소리’
분출하는 은유│호모 루덴스│이용·후생·정덕│판타지아│달라이라마를 만나다!
4부 범람하는 유머, 열정의 패러독스
• 유머는 나의 생명!
‘스마일[笑笑] 선생’│포복절도│말의 아수라장│
빛나는 엑스트라들│주인공은 바로 ‘나’
• 시선의 전복, 봉상스의 해체
‘호곡장’?│ “도로 눈을 감고 가시오”│타자의 시선으로
• “문명은 기왓조각과 똥거름에 있다”
문명과 똥│모두가 오랑캐다!│북벌 프로젝트
5부 내부에서 외부로, 외부에서 내부로!
• 사이에서 사유하기
코끼리에 대한 상상│‘사이’의 은유들│그대, 길을 아는가?
• 세 개의 첨점 : 천하, 주자, 서양
천하의 형세│주자학과 이단들│옥시덴탈리즘
• 인간을 넘어, 주체를 넘어
만물의 근원은 ‘먼지’│인성·물성은 같다!│네 이름을 돌아보라!
보론 연암과 다산 — 중세 ‘외부’를 사유하는 두 가지 경로
오만과 편견│그때 ‘다산’이 있었던 자리│서학(西學), 또 하나의 진앙지│‘표현기계’와 ‘혁명시인’의 거리│몇 가지 접점들│그들은 만나지 않았다!
부록
나의 열하일기 1_2003년 봄, 열하일기의 길을 가다
나의 열하일기 2_2012년 여름, 다시 열하로!
『열하일기』의 원목차
『열하일기』 등장인물 캐리커처
주요용어 해설
함께 읽어야 할 텍스트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열하일기』는 바로 그런 유목적 텍스트다. 그것은 여행의 기록이지만, 거기에 담긴 것은 이질적인 대상들과의 ‘찐한’ 접속이고, 침묵하고 있던 사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발견의 현장이며, 새로운 담론이 펼쳐지는 경이의 장이다. 게다가 그것이 만들어내는 화음의 다채로움은 또 어떤가. 때론 더할 나위 없이 경쾌한가 하면, 때론 장중하고, 또 때론 한없이 애수에 젖어들게 하는, 말하자면 멜로디의 수많은 변주가 일어나는 텍스트, 그것이 『열하일기』다.(「프롤로그_여행·편력·유목」 중에서)
아랫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의 문장을 ‘내려놓아버리는’ 이 장면은 분위기가 사뭇 비감하다. 그것은 언표 그대로의 진실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 나는 아예 ‘외부자로 살아가겠노라’는 단호한 선언이기도 하다. 가까운 친지들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하는 데 대한 원망과 억울함이 어찌 없었을까마는 연암은 그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그들처럼, 그들이 원하는 대로 글을 쓸 수는 없다. 그러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리고 말았다. 그렇다면 남는 건 가는 길이 다름을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는 없지 않는가. 아마도 그런 심정이 아니었을지.
한때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면서 널리 알려지게 된 이 촛불사건은 사실 서곡에 불과했다. 이후 『열하일기』는 언제나 소문의 회오리를 몰고 다닌다. ‘오랑캐의 연호를 썼다’, ‘우스갯소리로 세상을 유희했다’, ‘패관기서로 고문을 망쳐버렸다’ 등등. 그 하이라이트가 ‘문체반정’이다(이에 대해서는 이 책 2부에서 별도로 다루기로 한다). (「1부_“나는 너고, 너는 나다"」 중에서)
이 장면을 읽을 때마다 나는 그 아슬아슬함에 손에 땀을 쥐면서도, 한편으론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창대, 장복이, 말, 그리고 연암이 서로 뒤엉켜 물을 건너는 모습은 그렇다치고, 물에 빠질뻔하자 잽싸게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말꼬리를 잡고 몸을 가누는 연암의 순발력은 정말 한 편의 만화 아닌가. 또 자신의 재빠름에 감탄하는 모습은 더 가관이다. 스릴과 유머의 기묘한 공존! (「3부_‘천의 고원’을 가로지르는 유쾌한 노마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