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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2265650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22-08-29
책 소개
목차
이야기 속으로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이야기
1. 천자문 고개 글자로 들여다본 어린 시절
첫째 꼬부랑길 한자를 쓰면서 네 눈 달린 창힐과 만나다
둘째 꼬부랑길 폭력으로도 지울 수 없었던 한자의 문화유전자
셋째 꼬부랑길 양과 조개가 만난 한자의 나라
넷째 꼬부랑길 천자문과 천지현황, 표(票)퓰리즘과 대략난감
2. 학교 고개 열린 교실 문 너머엔 무엇이 기다릴까
첫째 꼬부랑길 학교와 유리창, 그리고 란도셀의 추억
둘째 꼬부랑길 학교란 말도 모르고 학교를 다닌 우리들
셋째 꼬부랑길 그들은 왜 ‘국민학교’라고 했는가
넷째 꼬부랑길 서당에는 민들레가 학교에는 벚꽃이
다섯째 꼬부랑길 학교 교육과 서당 교육의 차이
여섯째 꼬부랑길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과 ‘줄탁동시’
3. 한국말 고개 금지당할 수 없는 언어에 대한 충동
첫째 꼬부랑길 ‘아이구머니’는 한국말인가, 고쿠고조요
둘째 꼬부랑길 한국어를 쓰지 못하던 교실 풍경
셋째 꼬부랑길 식민지 교육이 간과한 것
4. 히노마루 고개 해와 땅을 핏빛으로 물들이는 붉은 기
첫째 꼬부랑길 깃발 속으로 들어온 해는 암흑이었다
둘째 꼬부랑길 국기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까닭
5. 국토 고개 상자 바깥을 향한 탈주
첫째 꼬부랑길 외쳐라 토끼야, 토끼야 달려라
둘째 꼬부랑길 서양문명 상자 속의 집단기억을 넘어
셋째 꼬부랑길 바다를 발견한 한국인은 무섭다
6. 식민지 고개 멜로디에 맞춰 행진하는 아이들
첫째 꼬부랑길 약장수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둘째 꼬부랑길 동요가 아니다, 군가를 불러라
셋째 꼬부랑길 매화는 어느 골짜기에 피었는가
넷째 꼬부랑길 소나무 뿌리를 캐내라
다섯째 꼬부랑길 짚신과 고무신을 죽인 것은 군화다
7. 놀이 고개 망각되지 않는 유년의 놀이 체험
첫째 꼬부랑길 〈오징어 게임〉에 숨어 있는 인류의 미래
둘째 꼬부랑길 팽이치기 추억과 겨울 털모자
셋째 꼬부랑길 겨울 난로의 추억, 도시락 이야기
8. 단추 고개 제복이 드러내는 것과 감추는 것
첫째 꼬부랑길 단추와 옷맵시
둘째 꼬부랑길 검은 교복과 단추놀이
9. 파랑새 고개 어둠의 기억을 거름 삼아
첫째 꼬부랑길 세 가지 파랑새를 찾아서
둘째 꼬부랑길 파랑새 작은 새 어째어째 파랗지
셋째 꼬부랑길 부정과 긍정의 두 둥지
넷째 꼬부랑길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강
10. 아버지 고개 부재하는 아버지, 부재하는 아버지
첫째 꼬부랑길 우리 아버지들은 어디로 갔나
둘째 꼬부랑길 한국의 아버지들은 수탉처럼 울었는가
셋째 꼬부랑길 모모타로는 소금장수가 아니다
넷째 꼬부랑길 역사의 블랙박스를 읽는 법
다섯째 꼬부랑길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11. 장독대 고개 근대가 상실한 사이의 공간
첫째 꼬부랑길 역사의 뒤꼍 한국의 장독대와 툇마루에 있는 것
둘째 꼬부랑길 바람과 물로 지은 강변의 집
12. 이야기 고개 억압으로도 막지 못한 이야기
첫째 꼬부랑길 삿갓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나라
둘째 꼬부랑길 질화로에 재가 식으면
셋째 꼬부랑길 구들 식으면 한국의 이야기도 식는다
자세히 읽기 왜 천자문에서는 하늘이 검다고 했을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니, 아무 이유도 묻지 맙시다. 이야기를 듣다 잠든 아이도 깨우지 맙시다. 누구나 나이를 먹고 늙게 되면 자신이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를 이제는 아이들에게 들려주려고 합니다. 천년만년을 이어온 생명줄처럼 이야기줄도 그렇게 이어져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인생 일장춘몽이 아닙니다. 인생 일장 한 토막 이야기인 거지요.
- 〈이야기 속으로〉 중에서
선생님은 도장이 찍힌 우표 크기만 한 딱지를 열 장씩 나눠 주시며 말했다. “오늘부터 고쿠고조요(국어, 즉 일본어 전용) 운동을 실시한다. ‘조센고’(한국말)를 쓰면 무조건 ‘후타’(딱지)라고 말하고 표를 빼앗아라. 표를 많이 빼앗은 사람에겐 토요일마다 상을 주고 잃은 애들은 변소 청소를 한다. 그리고 꼴찌는 ‘노코리벤쿄’(방과 후 수업)로 집에 보내지 않을 것이다.” 선생님 훈화말씀이 끝나자 환성과 비명소리가 엇갈렸다.
- 〈한국말 고개〉 중에서
…원래 구마의 별명은 ‘곰퉁이’였지만 고쿠고조요가 실시된 뒤부터 별명도 ‘구마’로 바뀐 것이다. 덩치는 우리 반에서 제일 컸지만 하는 일이 굼뜨고 일본말도 가장 서툴렀다. 아이들은 표를 빼앗으려고 늘 상어 떼처럼 이 아이의 주변을 맴돌았다. “집에는 할아버지 혼자만 있어서 빨리 돌아가야 하니까 제발 표를 뺏지 말라”고 ‘조센고’로 애걸하다가 다시 또 표를 빼앗기는 아이였다.
한참 동안 빈 교실에서 나는 채점을 하고 있었고, 구마는 선생님이 나가셨는데도 두 손을 든 채 멍하니 천장 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 쪽을 보면서 굳게 다문 입을 달싹거리다가 번번이 다시 천장 쪽으로 고개를 쳐들었다.
“구마야! ‘후타’라고 말하지 않을 테니 손 내리고 한국말을 해도 돼.”
그러자 덩치만큼이나 큰 구마의 눈물방울이 마룻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아무 말도 못 하고 구마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을 때 갑자기 어느 교실에선가 풍금 소리가 들려왔다.
“황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
집에서는 한국말로 불렀고 학교에서는 일본 가사로 노래했던 바로 〈다뉴브 강의 잔물결〉이라는 왈츠 곡이었다. 이상하게도 한국 가사로 부르면 슬프게 들리고 일본말 가사로 부르면 명랑하게 들리는 노래였다.
- 〈한국말 고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