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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랑의 기준

사람은 사랑의 기준

김박은경 (지은이)
여우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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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랑의 기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사람은 사랑의 기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651101
· 쪽수 : 143쪽
· 출판일 : 2023-06-30

책 소개

김박은경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배면의 마음과 무한의 시간에 대하여’ 쓰고 싶었다, 라고 한다. 시집에는 일상적 순간의 틈을 파고드는 시, 새로움과 유구함에 대한 시,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는 시, 독특한 레토릭의 감각이 살아있는 시가 담겨져 있다.

목차

시인의 말·5

1부
람다(LaMDA)에게 물었다·15
라이더 라이어·18
무(撫)·19
고백의 조금·20
조금 더 살아도 될까·22
신라여관·24
매립·29
심정의 세계·34
노이즈 캔슬링·37
습관적인 애인들·38
식사와 의식·40
안·42

2부
귀를 자를 수 없으니 머리를 자르는 거예요·45
검은낭·46
독의 힘·48
밤의 주문·50
유랑·53
등에서 등·56
해가 길어진다·58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다고·60
mope·62
꽃나무 아래 꽃 무덤·64
친애·66
사람의 다음·67

3부
무구는 푸른 눈썹을 그리기 시작하고·73
저기 희게 빛나는 것이·78
인주(人柱)·80
어린 다행·82
상(傷)·85
흔들흔들 행진하는 우리들의 이야기·86
비밀을 뜻대로 하시고·88
섭씨의 음차·90
미끄러지는 독백·92
Omigod·93
약을 드세요·94
당위·96
명심의 가장·99
파투의 얼굴·102
그때 우리의 작약·104
믿으면 가능해진다고 믿으면·106
하루는 너무 길고 사랑은 너무 많아·108
미괄식·110
아마도의 세계·112
모월 모일의 숲·115

4부
검진센터·119
만유·123
모든 류·124
숨의 맛·125
오래 슬픈 사람은 이제 슬프지 않으니·126
두려운 것·128
휴게·130
환절·132
푸른 스웨터·134
젖은 삽을 들고 나가는 사람·135
작법·138
사랑을 버려도 사랑은 버리지 않는다고·140
당연의 세계·142
한강에서·146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의 장의사·148
척촉·152

5부
두 손의 깊은·163

해설 | 송기한(문힉평론가)
의미의 스펙트럼을 향한 모험

저자소개

김박은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사랑을 믿지 않으면서 연애를 했고, 비혼주의자면서 결혼을 했습니다. 살림은 싫어하고 책은 좋아하고, 통화는 싫어하고 문자는 좋아하고, 직접 만나는 건 싫어하고 그리워하는 건 좋아합니다. 특기는 산책, 취미는 물구나무서기. 소설이나 영화는 결말을 미리 알고서야 맘 편히 보는 편이고, 다정이 병이라 부러 무정해지곤 합니다. 양손잡이가 되려고 연습 중입니다. 그간의 책으로는 『온통 빨강이라니』, 『중독』, 『홀림증』, 『못 속에는 못 속이는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펼치기

책속에서

최초는 부풀어 거대하고 최후는 희박해

알고 있는 답인데 알고 싶지 않다

자꾸 살아나는 건 두렵기 때문 아니
약하기 때문 아니 우연 때문 아니
문명 때문 아니다 힘을 내야지
커피와 피로회복제를 사들고
시작을 시작해보자

오늘 같은데 어제라고
내일 같은데 오늘이라고
언제라고 말해도 지나치다고

그 여름 온통 사랑했던 사람은
태어난 적이 없다 하고

벌거벗은 아이들은 백발의 머리를 빗고
배가 부푼 여자들은 죽은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손을 대면 풀썩 무너질 것 같은 정물들이라니

매립으로 완성된 이 도시는
비린 멀미를 그치지 않는다

시간을 묻고 장소를 묻고
사람을 묻고 기억을 묻고
돌아보면 어느 한 뼘 한 틈
매립이 아닌 자리가 없으니

걸으려 애쓸수록 떠있을 뿐
아픈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다
온전히 가라앉을 수가 없다

오른쪽이 왼쪽으로 돌아오다니
위가 아래로 돌아오다니

지금은 언제인가요
나는 누구입니까

한로에 늙은 참새가 물에 들어 대합조개가 되고
입동에 꿩이 물에 들어 무명조개가 된다고
그들이 토해내는 기운이 쌓여
신기루를 지어내는 이야기라니
전언이란 믿을 것도 못되지만

바닷바람이 맵차게 도는 건물 틈에서
두 팔을 있는 힘껏 멀리 저으며
코를 높이 들고 위로 조금 더
고개를 내밀어 숨 쉬고 싶지만

물에 불어 희미해진 이목구비만
텅 빈 공중을 향하고 있다

모든 것은 물 밖의 일
수면 아래는 웅성거림 뿐

천상천하 사람 아닌 것들의
울음과 향방만이 뒤섞인 채

바다의 바닥에는 모래사막이 있고
모래사막의 바닥에는 바다가 있어서
고래 뼈 산호석 조개무지 같은 것들이

이해와 희망 같은
도무지 아름다운 것들이
두 눈을 감고 손발을 묶은 채
최선을 다해 다정해지다니

바다였던 광장 바닥에
푸른 귀를 그려 넣으면
귓속으로 마른 모래가 차오르고

이상하게 캄캄한
고요가 온다

-「매립」 전문


새벽 세 시, 손가락에서 싹이 나는 꿈을 꾸었다 떡잎을 지나 온전히 자라난 식물은 어마한 나무가 되려는 걸까 뿌리를 들추어 보느라 놀라움도 두려움도 잊었지 언젠가 온몸 가득 잎사귀들이 솟구치겠지 숲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무섭게 크겠지 아주 깊이 뿌리를 내리겠지 너에게 나의 그늘을 줄게 향기를 줄게 연두 빛 손끝에는 푸른 열매들이 매달릴 거야 약간의 심장과 약간의 감정 약간의 피와 약간의 재 약간의 돌멩이와 약간의 흙 약간의 강물과 약간의 짐승 약간의 먼지와 약간의 벌레 그리고 또 약간의 약간이라도 되기를 욕망하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기억하고 후회하고 그리워하고 용서하고 싶어서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까 류, 다시 잠들 수 있게 뭐든 읽어 줘 너의 시도 좋고 일기도 좋고 편지도 좋고 유서도 좋고 그것을 들으며 잠을 청하려는데 어떤 잠은 두 번 다시 깰 수 없이 깊이 올 텐데 마지막 난간 밑으로 얼어붙은 수면이 깨지는 소리가 번져오는데 지금 어디 있니 새벽 세 시가 되기 위해 흘러가는 모든 류가 다시 한 번 나라는 거니

-「모든 류」 전문


모스코는 두 시
베이징은 일곱 시
서울은 여덟 시 오 분
뉴욕은 일곱 시 사 분
이곳은 오전 혹은 오후의
여덟 시 정도가 적당하다

검진을 기다리는 대기실
진회색 벨벳 바지를 입은 여자
큰 리본을 단 연초록 코트의 여자
붉은 운동화 옆에는 붉은 깅엄체크 운동화
표정은 시선은 동작은 일제히 감사와 용서를

문진표를 작성하고 제출한다
큰소리로 질문하고 대답한다
주차권이 필요하십니까
차량번호를 불러주세요
이쪽으로 오세요
이쪽입니다

어떻게 붉고 따스한데
무엇인지 모를 것을 모르다니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
할 수 있을까 그게 무엇일까
묻는다면 뭘까요 꼭 답해주셔야 합니다,
만약에 아직도 괜찮습니까

파고든다면 사로잡힌 것,
전부라서 기를 쓰고 애걸복걸
무릎을 꿇는 흔해빠진 클리셰라니

어쩔 수 없다 말하면 속인 것 같아
여기까지입니다 말하면 속은 것 같아

균열을 파고들며 자라나는 풀도
기를 쓰고 파고드는 검은 발톱도
제발 놔줘 그러나 열린 문이 없어서
끝도 없이 신호를 보내는 거라면

불이 켜지고 워밍업이
이어진다, 원 투 원 투

늦가을 철새 같은 대열 속에서
어디로 가야 하지 가야 할까

혀는 두 갈래 네 갈래로 갈라지고
두 팔은 희미하게 스며드는데 깊어 캄캄해
내 몸에 갇힌 거라면 어쩌지
알고 있잖아

맑은 살점을 매단 아가미가 뻐끔거릴 때
벼락 맞아 그을린 가지들이 흔들릴 때
벌어진 입 속 바싹 마른 혀가 해를 찌를 때
다리가 부러진 새가 힘차게 날아오를 때

옷섶을 열고 수많은 가슴을 꺼내어
물리고 싶어 울리고 싶어
살게 하고 살고 싶어
더욱 하고 싶어

그런데 벌써
차례가 지났습니까

-「검진센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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