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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732008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2-10-25
책 소개
목차
1부
나는 입버릇처럼 가게 문을 닫고 열어요
나의 시는 나의 육체를 지배하지 못하고
소심한 책방
비명
점박이 느와르
메롱나무 밤까시 팃검불
필사
쯧쯧의 기원
2부
겨울 이사
청소
살구들
육아살이
플립 시계
육아가계부
그물녘
수리남 두꺼비
나무항구 1
나무항구 2
나무항구 3
별명이라는 고향 1
별명이라는 고향 2
3부
끼니
생각하는 모자
도서관 식당
인공수정
개미
드로잉
닭닭닭
오래 핀 것들
수혈 닭숲
가족사진
이명
독백
대화행
바나나
4부
미끄럼틀
나비바늘꽃 1
나비바늘꽃 2
곤히
장날
양말
태안
유전
감기
블루빌
목포
미처 다 살지 못한 오늘을 펼치고
오줌길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증보기도
부록
공치는 날
다슬기
바다낚시꾼
보풀
도토리
징글쟁글
시창작교실
오동도
부르고스
축구
해설
불행 너머의 시 / 김주원(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의 시는 나의 육체를 지배하지 못하고
나의 시는 나의 영혼을 가지어 본 적이 없고
나는 멀리 떠나는 자의 딱딱한 신발을 닮았고
나는 어깨를 위해 울어 본 적이 없음을 후회하고
나의 식사는 언제나 불평과 망각 사이에서 허술했고
그 빈약함으로 나의 늙은 시는 나를 쉽게 잊어버렸고
낮과 밤이 둥글어 가는 톱날 바퀴의 시작점은 얼마나 무의미한지
- 「나의 시는 나의 육체를 지배하지 못하고」 부분
짧아지는 연필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
딱딱한 솔방울을 궁굴리며 궁굴리며
용기의 얼굴을 내밀고 가야겠다는 생각
손바닥 같은 숲속 작은 사람들 곁에서
우산을 펼쳐야겠다는 생각
신앙을 가져야겠다는 생각
첫 시집을 내고 예술가라기보다는
생활인에 가까워졌다는 생각
시집을 팔아야겠다는 생각
깨진 보도블록 탓하지 않으면서
까인 무릎을 껴안아 줘야겠다는 생각
저마다 바다를 띄우고
그마다 닻을 품고
이마다 파도를 버틴다는 생각
- 「소심한 책방」 부분
송아지가 죽은 날 남편은 축사 뒷산에 올라 땅을 팠습니다 한 줌씩 구덩이가 열렸습니다 긴 혓바닥으로 새끼를 닦고 닦은 어미 소를 뒤로하고 볏짚에 싸인 입과 귀와 몸뚱이를 천천히 구덩이에 묻어 주었습니다 밤나무 감나무 쑥부쟁이 복숭아나무 미나리 씀바귀 들깨풀 냉이꽃 개미들 곁으로 송아지가 이사를 갔습니다
- 「겨울 이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