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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756446
· 쪽수 : 126쪽
· 출판일 : 2019-08-1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우리는 태초에 꽃의 이름으로 태어나 ― 11
바다사막 ― 13
소녀와 과학실 ― 15
머리카락 ― 17
메이킹 포토 ― 19
통증 ― 20
새는 없다 ― 21
작은 별 ― 24
장마 ― 26
블랙 ― 28
성락원 ― 30
무향실 ― 31
오후의 빵집 ― 32
고백 ― 33
스트로크 ― 34
제2부
구름이 지나가는 마을, 론세스바예스 ― 39
이별수선실 ― 41
먼지의 고백 ― 43
장미 ― 44
버짐꽃 ― 46
스무 살 ― 48
아파트 ― 49
나무항구 ― 50
꽃 피는 엄마 ― 51
쉰 ― 53
돼지 ― 54
자살바위에서 춤춤 ― 56
옥탑 ― 58
초승달 ― 60
모기 ― 61
피어올라야 꽃이라지만 ― 62
오래 취한 소리 ― 63
제3부
천창 ― 69
노숙 ― 70
고드름 ― 72
느리게 읽기 ― 74
벽 ― 76
화무 ― 78
독감 ― 80
기러기 ― 81
감정 ― 82
슬픔의 총량 ― 84
미역국 ― 85
입덧 ― 86
통돌이 ― 88
회전목마 ― 90
관점 ― 92
광화문 꽃집 ― 94
삼청동 연가 ― 95
부부 의자 ― 98
엄마 이제 그만 가 ― 99
해설
기혁 공동체의 일상 속에서 조용한 심장을 뛰게 하는 은유 ― 10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회전목마
나무가 된다는 건 대단한 일이야
호스피스에서 엄마가 말했다
떨구는 몸을 닮아야 하기 때문이지
떨어지는 산소 포화도가 말했다
그건 뒷굽이나 동전 가령
지우개 똥 같은 데
마음을 쏟는 일이야
향이 재가 되면서 말했다
나무는 비명을 지르지 않아
숲은 혼자 울지 않기 때문이지
오동나무 관 뚜껑을 닫으며
울면서 상주가 말했다
죽은 몸보다 위태로운 건
한없는 외로움이지
남은 문상객이 말했다
참 뜨거운 인생이었어
불타면서 오동나무가 말했다
밥! 밥! 밥!
배고픈 딸이 울었다
딸이 우니까 젖이 돌았다
납골당 한여름 속에서
이파리들이 벚나무를
쪽쪽 빨아먹고 있었다 ***
화무
花無를 쓴다
꽃이 없다는 말
누구도 꽃이 아니라는 말
실은 누구도 꽃이라는 말
장미도 아니고 동백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모든 시절의
꽃을 쓰면서 꽃을 지운다
꽃은 저마다 다른 사정으로
누구는 이냥 피고 누구는 마냥 피고
누구는 그냥 피고 누구는 저냥 진다
그러기에 너도 나도
잘난 꽃도
못난 꽃도 아니다
내가 아는 진실은
피고 지는 꽃의 운명을
우리가 따라갈 거라는 거
망가지고 버려진 꽃들은
저가 꽃인 줄 모르고
낙담했을 것이다
떨어진 꽃을 줍는다
떨어지지 못한 자책으로
화선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붓을 들고 조문하는 날
우리는 꽃이 아니었기에
꽃이었다고
사라진 꽃들을
볼 수 없어서
花無를 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