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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2742434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5-03-0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또 다른 머리말
제1장 자살을 기록하다
자살의 징조
제2장 소설로 읽는 자살 1
무엇이 자살의 결정타가 되었을까
제3장 소설로 읽는 자살 2
미스터리한 자살자들
제4장 유서들
유서의 현실성에 대하여
제5장 자살의 유형 1
미학·철학에 따른 자살
제6장 자살의 유형 2
허무함 끝에 발생하는 자살
제7장 자살의 유형 3
동요나 충동에 이끌린 자살
제8장 자살의 유형 4
고뇌의 궁극으로서의 자살
제9장 자살의 유형 5
목숨과 맞바꾼 메시지로서의 자살
제10장 자살의 유형 6
완벽한 도망으로서의 자살
제11장 자살의 유형 7
정신질환이나 정신 상태 이상으로 인한 자살
제12장 모든 자살을 설명할 수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
맺음말
리뷰
책속에서
나는 이 책에서 우리가 자살에 대해 (속으로 남몰래) 느끼거나 생각하는 ‘변변치 못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룰 생각이다. 자살에 대한 진지하고 견실한 의견을 굳이 꺼내어 알리바이로 삼고 싶지 않다. 그러니 자살을 조심스럽고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비난하려는 사람은 더 읽지 말고 여기서 책을 덮어주면 감사하겠다.
‘나’는 모든 것이 자신에게서 도망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묘하게 뻔뻔한 방식으로, 모든 것이 자신을 홀로 남겨둔 채 멀어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죽음 외에는 달리 돌이킬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것이 자신이 해야 하는 유일한 일이라는 듯 상체부터 천천히 몸을 물속으로 집어넣었다.
그에게는 긍지도 있었지만, 자아도취적인 성향 또한 있었다. 그렇다면 오히려 그는 자기애에 따라 자살했다고 보는 편이 적절할지도 모른다. 애초에 어째서 ‘암두지감’ 같은 요란한 글을 써서 남겼을까. 좀 더 조용히 죽을 수는 없었냐고 반쯤은 빈정대고 싶어진다. 번민이 그렇게나 대단한 것이냐고 묻고 싶어진다. 벼루와 칼, 양산까지 들고 자살할 장소로 향하는 모습이라니, 조금 ‘계산된’ 느낌이 들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