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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 ISBN : 9791192836249
· 쪽수 : 275쪽
· 출판일 : 2023-08-0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 우리는 어쩌다 아픈 몸을 시장에 맡기게 되었나
어느 환자의 하루/ 어느 의사의 하루/ 기술 중독과 인간 소외
1 검사 공화국 대한민국
검사, 더 많은 검사
그눔의 검사, 다 해봤자예유/ 의사가 무슨 필요?/ 검사 셔틀
죽음 비즈니스
종교가 된 의료/ 병을 만드는 검사들/ 가짜병과 공포 마케팅/ 아는 게 병/ 슬기로운 건강검진
유전자 보난자
나는 네가 어떻게 죽을지 알고 있어/ 유전체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 아우라와 최면/ 과대 선전/ 검사는 어떻게 당신을 기만하는가/ 의사도 해석하지 못하는 검사/ 선생님은 검사를 너무 적게 처방했습니다
2 기술 중독에 빠진 현대 의학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퇴행성 관절염 이야기
당신은 얼마나 잘 속는 사람인가요?/ 연골이 없어서 아픈 것이 아닙니다/ 인보사 사태로 보는 대한민국 바이오의 현주소/ 검증이 왜 필요하지? 매직인데
로봇,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왓슨, 의대에 가다/ 수술은 로봇에게, 책임은 의사에게/ 로봇은 왜 대세가 되고 있나/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 한국에서 일어날 일/ 로봇 수술 3000례 돌파!
멋진 신세계
나는 너보다 왓슨을 믿어/ AI야, AI야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줘/ 기술 중독 시대의 슬기로운 의료 이용
3 약값 괴담
혁신과 협박
할머니를 패자/ 한 해에 5000퍼센트 넘게 오른 약값/ 끝나지 않는 논쟁, 신약의 가격◦혁신이라는 이름의 협박/ 재정 독성
나는 얼마나 더 살 수 있나요?
완치와 치료의 차이/ 기적의 약/ 침소봉대와 희망 고문/ 하수인들
4 의사들이 왜 이래? — 전문가는 어떻게 죽어가는가
대한민국 의사들의 초상화
의사들은 어쩌다 이렇게 욕을 먹게 되었나/ 좀스러운 내과, 무식한 외과/ 극우파 의사
의료 페미니즘
남과 여/ 경제학자와 미치광이/ 여성 소거
하얀 거탑_ 대학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
당신은 교수에게 진료받고 계십니까?/ 가짜 논문, 가짜 상아탑/ 그 연구, 왜 하셨어요?/무한 평가와 무한 줄 세우기
5 사기업이 된 병원들
공공의료? 공공 염불?
팬데믹이 쏘아 올린 화두, 공공의료/ 젠트리피케이션/ 퇴출 1순위_ 공공병원/ 팬데믹 와중의 임금 체불/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회사인가, 병원인가
무릎 꿇은 병원장/ 그 병원 주인이 누구야?/ 네 자리에 올 사람 많아!/ 대한민국의 필수 의료 의사들은 조용한 사직 중?/ 자본주의보다 먼저 마비되는 것
6.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의료는 인간이 인간을 대하는 일
인간이 소외된 대한민국 의료/ 왜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하나?/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3분 진료 못 없애나, 안 없애나?_ 적선과 동냥
고혈압도 대학 병원에서, 무너진 의료 전달 시스템의 문제
큰 병원 갈래요/ 이제 제게는 안 오셔도 됩니다/ 크게, 더 크게_ 공룡이 된 병원들/ 병원은 사기업인가
에필로그_ 세상이 바뀌어야 의료도 바뀐다
대혼돈의 다중 진실 시대/ 그 약 먹어야 해, 말아야 해?/ 우리는 너무 불안해하며 산다/ 죽음을 받아들임으로 인간을 소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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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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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불필요한 검사로 인한 의료 재원의 낭비는 아직까지 정책적으로 제대로 다루어진 적이 없는 영역이다. 많은 환자가 도대체 병원에 가면 검사 말고 하는 게 뭐냐는 불만을 토로한 지 오래된 것을 감안하면 희한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고가 검사는 여러 건 찍으면 경제적 부담이 바로 체감되기 때문에 쉽게 논란을 불러일으키지만, 건당 수가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검사실 검사들은 가랑비에 옷이 다 젖듯, 보일 듯 말 듯 의료 재정을 좀먹는다. 내 전문 영역에서의 예를 살피면 ‘항핵 항체 검사’가 그런 경우이다. _ ‘1. 검사 공화국 대한민국’ 중에서
10여 년 전 미국 학회에서 학문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하는 유레카를 체험한 적이 있었다. 당시 발표된 내용은 미국 국립 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NIH)에서 키우는 원숭이에 대한 연구 결과였는데 부자나라답게 미국 국립보건원은 한 마리당 1억 원 정도는 들여야 데이터를 낼 수 있는 원숭이들을 대량 사육하면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이 원숭이가 천수를 다하고 돌아가시면 모든 연구실의 연구원들이 달려들어 자기 연구 분야에 해당하는 장기를 떼어 간다. 이렇게 해서 얻은 원숭이의 무릎 사진을 한 컷 보여주었는데 눈이 번쩍 뜨였다. 무릎 관절이라는 것이 거의 남아 있지를 않았다. 자연 서식지에서 원숭이들의 수명이 4~5년인데 비해, 실험실에서 사육하는 원숭이는 천적으로부터 보호받고 먹이 걱정도 없기 때문에 그보다 두세 배 정도를 더 산다. 퇴행성 관절염도 그런 것이라는 깨달음이 번뜩 들었다.
인류의 평균 수명이 석기 시대에 약 20세였던 것이 20세기 초반 40세 정도로 늘기까지 수만 년이 걸렸다. 그런데 100년도 안 되어 인류의 평균 수명은 두 배 가까이 더 늘어버렸다. 진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도저히 적응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직립 보행을 하는 인류의 무릎은 망가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내재하고 있는 거였다. 수만 년 진화의 역사를 역행해서 무릎 연골에 무슨 마술을 부려서 관절염을 고치겠다고 연구비를 신청하는 나 자신이 우스워졌다. 그러고 몇번은 완전히 다른 연구 과제를 써서 냈다가 연거푸 미역국을 먹고, 신념은 멀고 먹고사는 건 당장인지라 할 수 없이 다시 “손상된 연골을 회복시켜”로 복귀해서 연구실을 유지할 수 있었다. _ ‘2. 기술 중독에 빠진 현대 의학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중에서
급기야 공적 보험하에 환자들에게 개인 부담금을 물리지 않는 의료 시스템을 자랑하는 영국에서는 소발디의 급여를 제한하기로 결정했고, 이 결정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물의를 빚었다. 영국은 간 기능이 소실되고 기대 여명이 짧은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급여를 인정했고 그다음으로 간 질환이 중증으로 진행된 환자들에게 순차적으로 급여를 인정해 전체 5000여 명이 혜택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만 1억 5000만 파운드의 재정이 소요되었는데 영국의 C형 간염 보균자 수가 21만 명으로 추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영국 정부의 고민이 이해가 된다. 신약의 높은 가격은 치료약이 없을 때와는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환자들의 고통이 어떤 면에서는 더 증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1억 원이라는 돈을 충당할 능력이 있는지에 따라 생사가 결정된다는 현실은 치료제가 전혀 없을 때의 고통보다 더 나은 느낌을 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신약에 높은 가격이 책정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불거졌다. _ ‘3. 약값 괴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