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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91192988528
· 쪽수 : 136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유영, 운영과 김 진사를 만나다
수성궁에 갇힌 열 사람
먹물 한 점에 시작된 사랑
그리움은 깊어만 가고
무녀를 찾아가다
자란의 계책을 토론하다
궁궐 담장 위로 쌓이는 기쁨
특의 음모와 안평대군의 의심
서궁 궁녀들의 마지막 진술
자결한 운영을 따라서
유영이 속세를 버리다
해설 《운영전》을 읽는 즐거움
책속에서
깊고 깊은 누각 저녁이라 사립문 닫히니
나무 그늘과 구름 그림자에 더욱 아득하네
떨어진 꽃잎 흐르는 물은 도랑 따라 나오고
제비는 진흙 물어 둥지 향해 돌아가네
베개 베도 꿈속의 나는 임 만나지 못해
눈 빠지게 기다리지만 소식 없네
옥 같은 모습 눈에 선해도 무슨 말 하리
푸른 풀숲 꾀꼬리 우니 눈물이 옷을 적시네
저는 편지를 보자 목이 메고 숨이 막혀 말하지 못했고, 눈물은 흐르다 피가 되었습니다. 병풍 뒤에 몸을 숨긴 채 오직 남이 알까 두려워했습니다. 이때부터는 잠시도 잊을 수 없었습니다. 바보처럼 미치광이처럼 말과 얼굴에 드러나니 대군의 의심과 시를 본 이의 말이 실로 빈말이 아니었지요.
부용이 말했습니다.
“모든 일은 마음으로 정하는 것이 최선이고 말만으로 정하는 건 부족해. 두 사람이 다투다가 하루 종일 결정하지 못했다는 건 일이 순리에 맞지 않는단 거야. 한 집안의 일을 주인이 알지 못하는데 종들이 몰래 논의하는 것은 마음이 충성스럽지 못하다는 거고. 낮에 다투던 일에서 밤이 반도 지나지 않아 물러난 것은 사람이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거지. 맑은 가을 옥 같은 시내가 어떤 곳을 가더라도 없지 않을 텐데 반드시 성안에 있는 사당으로 가려는 건 옳지 않은 듯해. 비해당 앞은 물이 맑고 바위가 깨끗해 해마다 이곳에서 빨래를 했는데 이제 바꾸려는 것도 마땅치 않아. 한 가지 일에 다섯 가지 잘못이 있으니 나는 너희의 말을 따를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