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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인체의 이해
· ISBN : 9791192999890
· 쪽수 : 404쪽
· 출판일 : 2025-09-17
책 소개
*** 前 연세대 해부학교실 주임교수·대한해부학회 이사장 이원택 강력 추천***
***아마존 법의학 분야 1위 베스트셀러***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죽은 인간의 몸은 어떻게 활용되는가
해부 실습부터 자동차 충돌 실험, 인간 퇴비까지
몸의 ‘두 번째 삶’으로 보는 죽음의 본모습
지금껏 보지 못했던 죽음의 이면에 대한
가장 과학적이고 지적인 여정
인간에게 죽음은 상실과 고통을 주는 두려운 존재이거나, 한 사람의 삶이 마무리되는 장엄하고 엄숙한 순간이다. 둘 중 어느 쪽이든, 죽음은 쉽사리 입에 올리기 어려운 주제였다. 그러나 『죽은 몸은 과학이 된다』는 어떠한 꾸밈도 과장도 없이 죽음의 실용적인 측면을 사실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불편한 주제도 읽기 쉽게 만드는 특유의 문체로 죽은 몸과 그 몸이 겪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풀어놓는다. 그녀를 따라 죽은 몸들이 산 자들은 할 수 없는 위험하고 중요한 일을 도맡으며 한 사람의 몫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기존의 죽음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 놀라게 될 것이다. 어떤 시신은 자동차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실험에 참여하기 위해 운전석에 오르기도 하고, 또 어떤 시신은 비료의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해부학과 의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옛 조상들이 죽은 사람의 몸을 활용한 방법을 확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죽음이라는 희소한 소재를 다뤘기 때문이 아니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인류의 죽음과 해부의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취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누구나 읽기 쉽게 쓰였다는 데 있다. 저자가 미국 전역은 물론 중국, 스웨덴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집필한 이 책에는 책 몇 권이나 영상 몇 편만 봐서는 결코 쉽게 접할 수 없는 죽은 몸의 행방에 관한 생생한 지식이 모두 담겨 있다. 죽음이라는 가장 거대한 미지에 대한 탐구심을 가진 지적인 독자라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책이다.
왜 하필 죽은 몸을 쓰려 하는가?
‘인체 활용’의 역사와 미래를 탐구하다
여태껏 인류는 죽은 몸에 기대어 과학과 세상을 발전시켜 왔지만, 그럼에도 인체 활용은 공공연히 이야기할 수 없는 금기에 가까웠다. 그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유족의 애도와 존경을 받아야 할 ‘사람’을 마치 물건처럼 다루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신을 매장할 토지의 부족, 기존 장례법의 환경 오염 등의 문제에 직면한 지금 ‘죽은 몸’의 활용 범위는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죽은 몸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닌지를 고민하지 않는다. 대신 죽은 몸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고민한다. 실습용 사체에게 이름을 지어 주는 의대생, ‘시체를 이용해 방탄복 성능 시험을 하되 시체의 피부에 총알이 박히지 않게 하라’ 는 요구가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유족의 마음을 헤아려 수긍하는 과학자 역시 인체 활용의 중심에 서 있으면서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독자들 역시 이들의 모습을 보며 인체 활용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지금껏 인체 활용에 얽힌 이야기는 대부분 괴담이나 미신에 가까웠지만, 이 책은 기존의 평면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인체 활용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한 단계 높여줄 것이다.
삶과 죽음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더 넓은 시야로 인생을 바라보는 법
이 책은 우리보다 먼저 삶의 끝을 맞이하여 자기 몸의 행방을 선택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언젠가 찾아올 죽음과 남겨질 나의 몸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계기를 마련해 준다. 살아 있는 사람만큼이나 다채로운 죽은 자들의 모습을 보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의 마지막을 상상하게 된다. 가만히 관에 누워 썩는 것이 좋을까? 모교에 조각상을 기증하듯, 장기도 기증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더 멋진 방법으로 이 세상에 내 몸을 영원히 남겨둘 수도 있을까?
이런 상상을 하며 책을 읽다 보면 점차 분명해지는 사실이 있다. 이 책이 그려내는 죽음은 숭고한 희생도 끔찍한 재앙도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 모두에게 찾아올 필연적인 결말이자 자연스러운 변화에 가깝다. “죽음은 삶의 반대가 아니라, 삶의 일부이다.”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이 책은 삶의 끝에 찾아오는 또 다른 시작으로서의 죽음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죽음이 단순한 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삶을 바라보는 시야는 더욱 넓고 깊어질 것이다.
목차
추천의 말: 인간의 지성을 매료시킨 죽음에 관한 과학
머리말
1 머리를 낭비할 순 없지
죽은 자를 상대로 하는 수술 연습
2 해부학과 범죄
시체 도둑들
3 죽음 이후에 일어나는 일
신체의 부패와 그 대처법
4 죽은 사람은 운전을 못한다
산 자를 살리는 죽은 자
5 그 비행기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시신이 진실을 말해 주어야 할 때
6 죽은 사람에게 총을 쏘는 것에 대하여
총알과 폭탄에 관한 까다로운 윤리
7 거룩한 희생
십자가 실험
8 살았을까 죽었을까
삶과 죽음을 구분하는 법
9 머리만 하나 있으면 돼
참수, 회생, 그리고 인간의 머리이식
10 날 먹어 봐
식인에 대한 여러 이야기
11 불길 밖으로, 퇴비통 안으로
새로운 장례 방법에 관한 논의
12 나의 유해
메리 로치는 어쩔 생각일까?
감사의 말
참고문헌
책속에서
심장 이식에서 성전환 수술에 이르는 모든 외과 수술법이 개발되기까지의 현장에 외과의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항상 사체(死體)가 그 곁에서 나름대로 토막토막 조용히 의학사를 만들어 왔다. 사체들은 2000년 동안 자발적으로 또는 자기도 모르게, 과학의 역사에서 가장 대담한 한 걸음을 떼는 과정에 참여해 왔다.
영국 해부 학교의 전성기에는 이런 이성적이고 고통스러운 감정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 방법은 묘지로 숨어들어 다른 사람의 친척을 파내 연구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시체 들치기’라 불렀는데, 부자들의 무덤이나 납골당에 묻은 귀중품과 보물을 훔치는 도굴과는 다른 새로운 범죄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시체의 커프스 단추를 지니고 있다가 잡히면 범죄자가 됐지만, 시체 자체는 가지고 있다가 들킨다 해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해부 학교가 뜨기 전에는 갓 죽은 인간을 빼돌리는 것에 관한 법률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