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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30665498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5-04-24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한국어판에 붙이는 서문
프롤로그
1905년 4월 14일
1905년 4월 16일
1905년 4월 19일
1905년 4월 24일
1905년 4월 26일
1905년 4월 28일
1905년 5월 3일
1905년 5월 4일
인터루드
1905년 5월 8일
1905년 5월 10일
1905년 5월 11일
1905년 5월 14일
1905년 5월 15일
1905년 5월 20일
1905년 5월 22일
1905년 5월 29일
인터루드
1905년 6월 2일
1905년 6월 3일
1905년 6월 5일
1905년 6월 9일
1905년 6월 10일
1905년 6월 11일
1905년 6월 15일
1905년 6월 17일
인터루드
1905년 6월 18일
1905년 6월 20일
1905년 6월 22일
1905년 6월 25일
1905년 6월 27일
1905년 6월 28일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슈파이허 거리에 있는 좁고 기다란 사무실, 실용적인 고안으로 가득한 이 사무실에는 특허 담당 사무원인 젊은이가 아직도 책상에 머리를 숙인 채 늘어져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그러니까 4월 중순부터 그는 시간에 대해 꿈을 많이 꾸었다. 꿈은 그의 연구를 사로잡았다. 그는 꿈 때문에 지칠 대로 지쳐버렸고, 그래서 가끔은 꿈인지 생시인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꿈은 이제 끝났다. 시간에 관한 꿈을 꿀 때마다 그럴듯한 시간의 본질이 하나씩 새로 나타났고, 그 가운데서 한 가지가 유달리 마음을 끌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나머지가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 나머지도 딴 세계에서라면 있을 법한 것이다.
시간이 절대적인 세계는 위안거리가 있는 세계다. 사람들의 움직임을 내다볼 수는 없지만 시간의 움직임은 내다볼 수 있으니까. 사람들을 의심할 수는 있어도 시간을 의심할 수는 없으니까. 사람들이 생각에 잠겨 있을 사이에도 시간은 뒤돌아보는 법 없이 앞으로 미끄러져 나아간다. 카페에서도, 정부 관청에서도, 제네바 호수에 떠 있는 배에서도 사람들은 시계를 들여다보며 시간 속에서 위안을 얻는다. 자기가 태어난 순간이, 첫걸음마를 한 순간이, 첫 열정의 순간이, 부모에게 작별을 한 순간이 어딘가 기록되어 있다는 것을 저마다 알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순간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논리적으로 보아 과거가 현재에 분명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과거에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 마찬가지로 현재가 미래에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면 현재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오히려, 행동은 저마다 시간 속에서 섬처럼 따로 떠 있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만 평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