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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씻다가 생각이 났어

쌀을 씻다가 생각이 났어

(쓸쓸하고 찬란한 우리들의 열다섯)

권지연 (지은이)
폭스코너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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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씻다가 생각이 났어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쌀을 씻다가 생각이 났어 (쓸쓸하고 찬란한 우리들의 열다섯)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034095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4-01-10

책 소개

18년간 열넷, 열다섯, 열여섯 소녀 소년들을 가르치며 함께해온 선생님의 에세이이다. 한마디로‘사춘기라는 세계’를 담은 책이다. 선생님이 18년 동안 만난 열다섯 무렵 소녀 소년들의 사랑스럽고 가슴 찡한 에피소드들이 한가득 담겨 있다.

목차

프롤로그 선생님은 나를 기억하실까

1. 네 생각 하나, 엉뚱하고 따뜻해
첫사랑 중입니다
봄날의 팝콘이 되어
사랑을 가르쳐주시오
논다는 것
깨비 책방과 게임
나는 공기가 되었다네
이상한 나라에서 온 작고 흥미로운 존재들
나를 돌보는 일
네 얼굴이 어때서
존재의 이유
아, 소년이여

2. 네 생각 둘, 흔들리고 쓸쓸해
가을밤과 성적과 가출
시와 태권소년
탱글탱글 윤기 좔좔의 잠재력
납작한 뒤통수들
인생은 11자
지금 당장 빛나지 않아도
친구가 내 세계를 마구 흔들 때
욕쟁이 그 녀석
진로 탐색 중입니다 1
고민 있을 땐 운동장 데이트
소녀, 소설을 씁니다
호구는 알고 있다
담임이라는 것
꽃이 스러졌는데

3. 네 생각 셋, 아름답고 찬란해
별명에 관하여
3월이 되면 학부모님 생각
진로 탐색 중입니다 2
자존심을 건드리면
혈액형이든 MBTI이든
정지된 페이스북
오전 여덟 시 사십 분의 소년
나비야, 그 날개 팔랑이지 말아주렴
동쪽 바다와 시와 소녀와 소년들
아픔의 내력
한우와 홍삼

에필로그 눈발이 휘날릴 때 네 생각을 해

저자소개

권지연 (지은이)    정보 더보기
쌀알처럼 생겼습니다. 만 여섯 살부터 줄곧 학교를 떠나본 적이 없습니다. 이윽고 산과 논과 밭으로 둘러싸인 작고 사랑스러운 학교에서 생활하듯 흘러가듯 일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학교가 좋고, 소녀 소년들을 보면 웃음이 나고 불현듯 눈물도 납니다. 이제 열여덟 해 동안 아이들과 울고 웃으며 함께했던 이야기를 펼쳐놓습니다. 따스한 쌀밥 한 공기 같은 글이 되면 좋겠습니다. 밥 먹듯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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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최소 면적 스무 평의 세계이다. 소녀와 소년은 아침이면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고 책가방을 메고 스무 평의 교실로 입장한다. 이곳에서 오늘 하루치의 정성으로 삶을 살아낸다. 교실은 아이들에게 하루하루가 체험 삶의 현장이다. 치열하고 찬란하며 애잔하고 기막히다. 스무 평의 세계에서 지구를 쓰고, 우주를 상상하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멍하게 있기도 한다. 때론 불안하고 때론 고독하다.


그러니까 열다섯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열다섯이라 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봄. 그리고 봄. 또 봄. 봄 그 자체. 겨울을 막 벗어난 낯섦과 서투름, 어색함, 수줍음, 초록, 풋내, 싱그러움, 5월, 풀 내음, 꽃 내음, 꽃잎, 흩날리는 벚꽃 잎….
서툴게 시작된 3월의 관계는 벚꽃 필 무렵이면 물러져서 슬그머니 서로 스며들고, 운동장 여기저기서 흩날리는 벚꽃은 촉매제 역할을 하는 중이다. 굳은 근육을 움직여 슬며시 웃어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여겨진다. 웃음은 전염이 되어 자꾸자꾸 씰룩씰룩 웃다가, 웃는 걸 보다가, 그냥 웃어버린다.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기 때문에 웃음은 무죄인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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