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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93358900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4-05-07
책 소개
목차
기다리는 쪽은 무조건 손해인가? 007
문제 6
관계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121
문제 7
‘처음 하는 마지막 사랑’이라는 말은 참인가, 거짓인가? 217
문제 8
X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89
에필로그
시험 기간 시작 374
작가의 말
축복받은 저주 380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래서 다들 나이 들면 적당히 결혼하고 살아가는 건가 봐. 많은 걸 알게 돼서.” 바나가 씁쓸하게 말했다. “어릴 땐 그렇게 생각하잖아. 사랑해서 결혼한다고. 근데 그게 아니라, 결혼할 때쯤 만난 사람이랑 결혼을 하는 거지.”
“사랑은 허상이지.” 지안이 과장되게 “하하하” 웃으며 말했다. 뭐가 웃긴 거야?
“그 말엔 동의 못 하겠는데요.” 바나가 뾰로통하게 말했다. “난 널 사랑했는걸요?”
“나도 사랑했지.” 지안이 말끝을 흐리며 말했다. “뒤지고 싶을 정도로…….” 그리고 분위기가 민망해지지 않도록 농담을 섞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근데 왜 사랑이 허상이래? 우리의 과거를 부정하지 마.” 바나가 딱 부러진 말투로 다그쳤다.
“부정하는 게 아니고, 일시적이라는 거야.” 지안이 바나의 딱딱한 말투에 맞추어 이번엔 진지하게 말했다.
어떻게 그런 말을! 과거의 지안이 사랑에 대해 설명할 땐 도연과 연애를 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나랑 그런 시간들을 보내놓고도 그런 말이 나와?
“일시적인 것도 존재하는 거야.” 바나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존재‘했던’ 거지.” 서로 양보할 마음이 없어 보이는 대화였다.
“존재‘하는’ 것이든, 존재‘했던’ 것이든, 어쨌든 존재는 존재야. 그 시간대에 있는 거라고. 이러다 양자역학까지 가겠네.” 자조적인 농담을 던진 바나는 갑자기 기분이 싸하게 식어버렸다. 가슴속 어딘가 굳어버린 응어리가 느껴졌다. 그녀의 축축한 머리카락처럼 차가운 응어리.
“야! 우리 커플인 줄 알았나 봐.” 깔깔거리며 바나가 말했다. “2000원 굳었구만.”
“물어보지도 않고 해줄 줄은 몰랐네.” 지안 역시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우리가 좀 잘 어울리는 외면이긴 하지.”
맞는 말이었다. 두 사람은 눈이 쭉 찢어진 게 닮기도 했고, 말투나 행동이 워낙 비슷해서 잘 어울리는 한 쌍처럼 보였다. 심지어 종종 남매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넌 잘생겨서 남자친구로 두면 자랑스럽긴 할 것 같아.” 바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물론 백현우도 귀엽긴 하지만, 한지안은 ‘잘생겼지’.
“맞는 말이군.” 지안이 진지하게 수긍했다.
“근데 넌 남자친구로서는 빵! 점이야.” 바나가 ‘빵’이라는 단어에 엄청난 힘을 실어 말했다.
“왜?” 지안이 정색하고 물었다.
“친구로서는 백 점―!”
“그러니까 왜.” 지안이 집요하게 물었다. “니가 내랑 사귀어봤나?” 약간은 기분이 나쁜 티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바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도연이랑 사귈 때 옆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본 사람으로서, 타당한 가설입니다”라고 농담조를 섞어 대답했다. 그러자 지안은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입을 살짝 열었지만 금세 다시 다물고 말없이 걸었다.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