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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412367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24-04-05
책 소개
목차
1부 어제를 앓는 꽃송이
글씨
한 송이
봄날·2
풀벌레 소리
탈옥수
은수저
별
내 시간을 외등처럼 켜 놓고
망명객들
옥이
코스모스
밤길
산제
목판화
2부 어둠살 펴 주듯 눈이 내린다
동트는 기억 속을
가만히
꽃잎
허수아비
늑실거리며
길갓집
안티푸라민
몸 갚음 하듯
불
훔쳐보기
눈 내리는 밤에
하관 후
버들가지
동진강 달빛
3부 농성일기
농성일기
덜 쓴 축문
모닝커피·1
빗방울 소리에
노을이 질 때
소리
물살
모닝커피·2
글씨는 죄가 없다
내 그림자
비의 기억
석양
종소리
나비야 나비
버스
또옥똑 귀가 트이는
그림자극
4부 물떼새 소리 들리던 날
입술
뒤터진 기억들이
외발자전거
숨소리
막회
가을나기
붓질이 덜 마른
나이테
옥이·2
소풍
생은 누구 것인지
홍어
적벽강 가는 길
돌붕어
해설
사지에서 온 편지
—정재훈(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풀잎에 간조롱히 맺힌 이슬이 네 글씨 같다
오디별이 뜬 시냇물벼루에 여치 소리나 갈다가 가끔 눈썹에 이는 바람결 시린 바람결 간추려 풀잎의 눈을 틔웠으리
사는 게 뭔지 밤 깊도록 구슬구슬 맑아지는 글씨들
―「글씨」 전문
시냇물 속에 누가 별빛 한 점 내걸었다
바람이 닦아 놨을 잔물결 소리 만지작거리며
별은 반짝반짝 빛난다
시냇물은 오래된 기억일수록
더 맑게 닦아 놓는다
지푸라기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가
또옥똑 떨어지는 짚시랑물을
손바닥에 받아내던 가시내 눈알 속에도
저렇게 별이 반짝였다
―「별」 부분
나 죽으면 ‘祝 사망’이라고
봉투 써 오겠다던 친구
녀석이 비운 작업실에서
불을 끈 일밖에 없는데
소주 적셔진 식빵엔 약간의 소금기가 묻어 있다
살아갈수록 가슴에
이별이 더 많이 적힌다는
뜻으로 읽히므로, 내 시간을 외등처럼 켜 놓고
벽에 손톱금 내고 있을 가시내의 밤도
더는 서럽지 않다
내 죽음을 물음 뜨러 갔는지
친구는 영 소식이 없고
―「내 시간을 외등처럼 켜 놓고」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