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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한국정치사정/정치사 > 한국정치사정/정치사-일반
· ISBN : 9791193955093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5-05-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_잃어버린 것과 되찾은 것에 대한 굵고 선명한 기록
1부 비상계엄
1장 국민의 기본권을 공격한 대통령
2장 “지켜라 국회를, 막아라 계엄을”
3장 ‘국회 점령’ 군사 작전의 주도자들
4장 12.3 계엄이 ‘위헌’이자 ‘내란’인 법적 근거
5장 비상계엄 선포에서 해제까지, ‘헌정 유린’ 433분
6장 윤석열의 반헌법적 행위, 역사가 기억할 것이다 (12.3 비상계엄 담화문, 포고령 전문)
7장 다시 탄핵안 가결까지, 멈춰버린 국민의 시간
[민주주의를 위한 기록]
- 우원식 국회의장의 긴박했던 그날 밤
- 내란 우두머리의 반헌법적 발언들
2부 민주 시민
1장 계엄의 밤, 국회를 지킨 평범한 사람들
2장 “반국가 세력 윤석열은 당장 하야하라” (사회 각계각층의 시국선언문)
3장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켜냈습니다
4장 서로를 가르친 28시간, 남태령은 ‘학교’였다
5장 남태령에서 광화문으로, 시민이 온다
6장 이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져?
[민주주의를 위한 기록]
- 계엄의 밤을 기억하는 시민들의 목소리
- 국회가 대한민국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
3부 민주주의의 적들
1장 내란 세력의 헌법재판소 무력화 시도
2장 헌법의 명령을 거부한 두 명의 권한대행
3장 주술에 빠진 대통령과 그 곁의 사람들
4장 도로 친윤당, 국민의힘의 현실 부정
5장 ‘비선 문고리’ 노상원 수첩과 계엄 설계
6장 극우에 순종하라, 전광훈이 구원하리니
7장 윤석열의 부정선거 유니버스, 그 오래된 기원
[민주주의를 위한 기록]
- 내란 옹호와 법치 파괴의 궤변들
-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준비·실행 일지
- 1·19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사건 개요
4부 헌재의 시간
1장 헌법 수호의 최전선에서
2장 말 맞추기에 실패한 윤석열과 김용현
3장 탄핵심판 피청구인 윤석열의 자기 부정
4장 반성 없는 대통령, 잘못 뉘우치는 군인
5장 역사적 평가와 기록을 두려워한다는 것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의 증언)
6장 이상한 구속 취소와 헌재를 흔드는 세력들
[민주주의를 위한 기록]
- 윤석열 최후의 변명 팩트체크
- 윤석열의 변호사들은 무엇을 변호했는가
5부 다시, 민주주의
1장 윤석열 파면, 민주주의의 새 시작
2장 윤석열 탄핵사건 선고 요지 전문
3장 헌재 결정문 깊이 해석하고 음미하기
4장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민주주의자가 필요하다
5장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탄생부터 몰락까지
부록 | 계엄에서 파면까지, 123일의 기록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책에 실린 모든 글은 단 하나의 전제로부터 출발한다. “2024년 12월 3일 밤에 선포된 비상계엄은 잘못되었다.”
이것은 정치적 주장이 아니다.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 ‘도둑질과 거짓말은 옳지 않다’와 같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당위의 영역이다. 살인자와 강도가 법에 의해 처벌받고 사회적으로 비난받듯, 12.3 비상계엄을 주도한 내란범들 역시 법의 심판을 받고 사회적으로 격리되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 내란 수괴 윤석열은 12.3 이후 123일간이나 대한민국 대통령직을 유지했다. 123일간이나. 이 희대의 모순적 시간 동안 이어진 내란의 주불과 잔불이 이 책의 세부 줄거리다. 따라서 12.3 비상계엄이 잘못이라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라면 이 책을 조용히 덮을 것을 차라리 권한다. 이 책은 그 정도 생각의 간극을 좁히고 설득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모호함을 이불처럼 덮고 안온한 중립을 즐기는 책이 아니다.
《다시 만난 민주주의》는 현재완료형이 아니다. 이 책의 본문 편집을 마무리한 시점 이후에도 내란의 잔불은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 책 제목을 바꿔야 하나, 출간 시기를 변경해야 하나, 여러 차례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사건들이 계속 발생했다. 윤석열과 그를 비호하는 내란 일당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그의 아류를 자처하는 이들도 계속해서 출몰하고 있다. 《시사IN》‘쿠데타의 재구성’ 연재는 종결을 내지 못하고 예상보다 더 길게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의 기억으로 마무리된 ‘다시 만난 민주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역사의 기승전결이 끊임없이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어느 한 토막을 기록하는 일의 가치를 믿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강렬했던 123일간의 기록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 시기에 일어난 모든 일들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과거의 토대 위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났다. 아무것도 저절로 갑자기 신생하지 않았다. 기억이 흐릿해지기 전에 그 시기를 반추할 공간을 마련해두고 싶었다. 그래야 이렇게 겨우 지켜낸 민주주의 앞에 또 다른 위협이 또다시 포진했을 때 우리의 후손들이 주저하지 않고 맞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123일간 쌓아놓은 토대 위에서.
“왜 그랬을까.” 계엄의 폭풍이 지나간 뒤, 국회 본회의장 앞에 모인 국회 직원과 기자들은 지나간 시간을 반추하기 시작했다. 윤석열은 도대체 왜 계엄을 선포했을까. 누구도 제대로 된 답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그제야 물을 한 모금 마시며 바닥에 주저앉은 이들 사이에선 여전히 괴담 같은 이야기가 떠돌았다. 윤석열이 거부권 행사를 검토 중이다, 곧 다시 계엄을 선포할 것이다 등. 이미 상식이 사라진 상황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괴담을 괴담으로 취급할 수 없었다.
이윽고 윤석열이 두 번째 담화를 발표했다. “국회의 요구를 수용하여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벽에 기대, 자리에 누워 쪽잠을 청하면서도 국회를 지켰다. 국무회의를 통해 계엄 해제안이 공식적으로 의결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목숨을 건 대치가 이어졌던 국회의사당 2층 출입구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던 누군가 또 같은 질문을 되뇌었다.
“왜일까. 왜 그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