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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4232131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5-07-15
책 소개
목차
서문
1장 언월딩
2장 사람들
3장 반교훈
4장 세상의 끝?
5장 전쟁의 이름
6장 이파지 세계로서 숲
7장 숲은 어떻게 저항하는가
8장 내가 환경이다
9장 유산
10장 아마존 대 아마존
11장 길, 있음 혹은 없음
12장 리서치는 그만
13장 얽힘에는 둘이 필요하다
맺음말
참고 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언월딩에 대한 감이 없다. 경험한 적이 없으니 어쩌겠는가. 반면 언월딩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들이 있다. 세계의 허물어짐을 몸소 경험한 사람들, '세계는 단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람들.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이런 이들이 있다. 상대적으로 소수에 불과할지 몰라도, 아마존에만 약 200만 명 이상 존재하는 그들. 바로 원주민들이다.
생생히 기억하건대 그 이야기는 세계의 종말이 아닌 정반대 이야기였다. 나는 예의를 지키기 위해, 또 정말로 동일한 이야기인지 확인하기 위해 끝날 때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똑같은 이야기가 맞았다. 당황한 나는 그가 이야기를 마치자마자 물었다. "잘 들었어. 그런데 이건 '세계의 창조'에 대한 이야기 아니야? 전에 들은 적이 있어." "아니." 그는 반박했다. "우린 세계 창조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걸."
'동물 이상의 동물들'로 가득한 이파지 세계로서의 숲은, 동시에 행위성(agency)으로 충만한 공간이기도 하다. 행위성을 가리키는 원주민 언어는 없지만 가장 근접한 단어를 꼽으라면 나는 이파지를 꼽고 싶다. 이는 형용사이자 동사이며, 때로는 명사로도 사용할 수 있다. 아마존 원주민 사회의 다른 많은 개념과 마찬가지로 유연하고 유동적이다. 높은 수준의 이파지는 범접 불가능한 샤먼의 존재로 대표되지만, 다른 수준의 이파지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카리푸나족의 역동적인 숲에서는 어류처럼 비교적 단순한 능력밖에 없다고 여겨지는 생명체조차 행위성이 결여된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