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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4366003
· 쪽수 : 111쪽
· 출판일 : 2024-10-16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거울을 표절하다 13
배꼽의 둘레 14
환승의 시간 16
연관검색어 18
더 어두워지기 전에 19
일기 속 우기 20
몽유 21
꽃꽂이 22
굳어간다는 것은 23
철길 위의 시간 24
회전문 25
어떤 종점 26
이사 27
흘러내리는 기억 28
해변으로 가요 30
청소 31
풍선 32
제2부
보수동 책방골목 35
염색 36
다시, 극락강역 38
우리는 안녕 39
생일을 축하해 40
다시, 바다의 시간 42
왕비 이야기 43
거리 두기 44
블랙아웃 45
폭설의 형태 46
비의 감정 47
미끄럼틀을 타다 48
겨울비 50
어떤 가족 52
이상기후 54
창 56
제3부
서랍의 시간 59
삭제되다 60
액자식 구성 61
블루스크린 62
떠도는 거울 63
테이크아웃 해주세요 64
백지의 이면 66
업데이트 67
엔딩 크레딧 68
당신은 섬처럼 70
금 간 꽃병 71
분리수거 72
겨울의 환 73
모자이크 74
AI 쇼핑 76
제4부
어떤 동거 79
스토킹 80
그림자 노동 81
프레임 82
편집의 방식 83
일인칭 84
서로이웃 85
우리 사이 86
유튜브 바로가기 87
화이트아웃 88
가스라이팅 89
커튼콜 90
리모델링 중입니다 91
주말부부 클리닉 92
겨울의 부조 93
그녀의 옆집 94
해설 / 경쾌한 언어로 적은 주관적인 기억_이정현 98
저자소개
책속에서
네 얼굴은 수시로 표정을 바꿨어
내 말을 밀고 가면 너의 말이 따라오고
한동안 어지러워서 한 곳을 맴돌았지
깍지 낀 연인들이 눈 밖으로 사라지면
가끔씩 멀리서 봄냄새가 흘러왔지
아침을 지나오다가 납빛이 된 네 얼굴
별들이 떨어져도 컵 속 물은 고요해
싸늘한 눈빛이 어제를 돌아 나올 때
모른 척 낯선 얼굴로 너는 또 문을 민다
─ 「회전문」
색을 잃은 감정들이 차곡차곡 담긴다
지나간 사랑도 그 위에 놓인다?
방안의 장롱 밑에는 수북한 먼지뿐
추웠던 계절들은 분리수거가 되었을까
자꾸만 어긋나서 들썩이는 세간들이
아무런 저항도 없이
옮겨지는 중이다
벽에는 꽃무늬 벽지들이 시들고
느릿한 더듬이로 갈 곳을 짚어본다
우리는 말을 버린 채
불안하게 실려 간다
─ 「이사」
키오스크 앞에서 커피를 주문한다
레귤러 사이즈에 휘핑크림 얹은 후
순서를 기다리면서 놓친 말을 곱씹는다
바닥에 가라앉은 시간마저 버리면서
멈출 수 없는 바퀴로 사는 나를 또 돌린다
안내된 문구를 따라 바코드를 찍는 오후
샷 추가된 피로가 종이컵에 쌓이는 동안
등 뒤의 모래시계도 쉼 없이 흘러간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그림자가 되어간다
─ 「그림자 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