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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5022007
· 쪽수 : 311쪽
책 소개
목차
1
2
3
4
5
6
7
8
9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생애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개츠비는 이해한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이해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담긴 인상적인 미소였다. 그것은 변치 않을 확신이 담긴, 평생 네다섯 번 정도밖에 볼 수 없는 특별한 미소였다. 잠깐 온 우주와 맞닥뜨린 뒤에 거역할 수 없는 애정으로 당신에게 집중하겠다는 그런 미소였다. 내가 이해받고 싶은 바로 그만큼 나를 이해하고 있고 내가 스스로에 대해 갖고 싶은 믿음만큼 그도 나를 믿고 있으며, 내가 전달하고 싶어 하는 호의적인 인상의 최대치를 전달받았노라고 확인시켜 주는 미소였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미소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내 앞에는 서른한두 살 먹은 젊고 잘 차려입은 청년이 있을 뿐이었다.
개츠비가 데이지네 집 잔교 끝에서 빛나는 초록 불빛을 처음 발견했을 때 느꼈을 경이감을 생각했다. 그는 참으로 먼 길을 돌아 이 푸른 잔디밭에 이르렀다. 이제 그의 꿈은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꿈이 어느새 그의 등 뒤로 지나쳐 버린 것을 알지 못했다. 뉴욕 너머의 광대한 불확실성 너머, 밤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미국의 어두운 들판 위로 영원히 사라져 버렸음을.
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우리에게서 멀어지기만 하는 황홀한 미래를 믿었다. 이제 그것은 우리를 피해 갔지만 뭐가 문제가 되겠는가.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리고, 우리의 팔을 더 멀리 뻗을 것이다……. 그러면 마침내 어느 멋진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