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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5142804
· 쪽수 : 275쪽
· 출판일 : 2013-12-11
책 소개
목차
오늘의 운세
그 여자의 이름
강(江)
아는 여자 1
벚꽃 엔딩
사랑, 그 덧없음에 대하여
조각이불 만들기
베이컨 한 봉지와 낡은 단화 한 짝
저자소개
책속에서
갠지스 강변의 작은 도시 바라나시에는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살아온 집과 가족을 떠나 그 가난한 도시에서 목숨이 끊어지기를 기다린다. 오로지 윤회의 고리에서 벗어나 다시는 어떤 모습으로도 세상에 태어나지 않기 위해. 그들이 하필이면 바라나시에서 죽으려는 그 이유가 소름끼치도록 맘에 들었다. 사는 동안 내세를 꿈꾸거나 두려워할 것도 없고, 죽어서는 완벽한 무(無)의 세계로 사라진다! 생각만으로도 황홀했다. 그래서 바라나시에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아직은 일렀다. 바라나시에 가기엔 나는 너무 젊었다. 혹시 화려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그래도 그때에는 그런 기대가 있었다. 그래서 잠시 미뤄두기로 했었다. 언젠가 더 나이가 들어 더 이상 내 자신을 미워하지 않게 되었을 때, 세상을 원망하지 않게 되었을 때, 그때에 조용히 바라나시에 가리라. 가서, 윤회의 고리를 벗고 다시는 어떤 모습으로도 세상에 되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렇게 마음먹었었다. 바라나시에 가기에는 너무 이른 팔팔한 젊음인 줄 알았는데, 그런데 이십칠 박짜리 남태평양 여행에조차 끼워주지 않는 나이. 만 서른다섯은 그런 나이란다. 언젠가는 화려한 꽃을 피워보리라 했지만 꽃 피는 계절은 이미 지나갔단다. 나도 모르는 새에 내 인생의 정점은 지나가 버렸단다. 내 인생이 꽃을 피우는 그때가 오면 꼭 하리라고 미루고 아껴두었던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미 때가 지나버렸단다. 이 분하고 억울하고 충격적인 사실에 대해 누구에겐가 하소연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위로를 듣고 싶다. 사람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