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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사랑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사랑

모토야 유키코 (지은이), 임희선 (옮긴이)
이야기가있는집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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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사랑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사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5247165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15-02-13

책 소개

마이니치, 아사히가 극찬한 아쿠타가와 상 최종 수상 후보작. 모토야 유키코는 이 작품에서 누군가가 진정으로 자신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전달되기 힘든 시대의 사랑을, 또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의 생생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목차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사랑
그 새벽의
해설

저자소개

모토야 유키코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9년 일본 이시카와 현에서 태어난 모토야 유키코는 고등학교 졸업 후 도쿄로 올라와 2000년에 ‘극단 모토야 유키코’를 창단하여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소설가로도 활동을 시작하여 《바보들아 슬픈 사랑을 내보여라》가 ‘미시마 유키오 상’ 후보가 되었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사랑》은 ‘미시마 유키오 상’과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올랐다. 2006년에 상연된 희곡 <조난>으로 ‘쓰루야 난보쿠 희곡상’을 최연소로 수상하였고, 2008년 상연작 <행복해 최고야 고마워 진짜로!>는 ‘기시다 쿠니오 희곡상’을 수상했다. 2007년에는 《바보들아 슬픈 사랑을 내보여라》가 영화화되어 바르샤바 국제 영화제에서 ‘프리 스피리트’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요코하마 영화제와 칸 영화제 등에서 작품성을 높이 평가받아 다양한 상을 수상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에리코와 절대로》, 《절망》, 《난폭함과 대기》, 《혼타니짱》, 《괌》, 《그 애 생각은 이상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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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선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일본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으며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대학원 한일과를 졸업하고 시사영어사 및 국내 대기업에서 일본어 강의를 했으며, 동시 통역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배틀 아일랜드》, 《먹의 흔들림》, 《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 《와카바소 셰어하우스입니다》, 《향군》,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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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한 달 전 아르바이트를 하던 슈퍼마켓에서 같이 일하는 남자에게 가볍게 데이트나 하자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별 볼 일 없는 놈한테도 내가 쉽게 보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우울증에 빠졌다.이게 몇 번째인지 모른다. 우울증이 언제 시작되고 끝나는지 콕 집어 말할 수가 없어 애매하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나름 심각한 놈이 왔구나 하고 감은 잡을 수 있었다. 아마 그 남자가 누런색 스웨터에 누런색 코듀로이 바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니는 황당한 패션 감각을 가진 인간인데다 스타킹을 뒤집어쓴 듯한 얼굴 생김새에 충격이 더 심했던 것 같다.


에이씨, 이게 아닌데. 이런 말이 하고 싶었던 게 아니야. 얘기가 이상하게 되어버렸잖아. 이 멍청이가 나를 무시하니까 그런 거야. 나를 그냥 대충 대하니까. 나는 네가 장갑을 끼고서 ‘어, 진짜네. 뭐야, 정말 따뜻하잖아. 역시 야스코는 대단해’ 하며 고마워하기를 바랐을 뿐인데, 어째서 그렇게 간단한 일도 제대로 되지 않는 거야? 내가 “아니, 됐어”라고 말하자 츠나키는 “응” 하며 장갑을 벗더니 소파 쪽으로 휙 던져버렸다. 지금의 실랑이조차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모양이다. 영혼 없는 그 표정을 보니 아까 30도로 올리자 멈춰버린 온풍기가 생각났다. 나에 대한 설정을 ‘27도/약’으로 해놓고 거기에 맞춰 그렁저렁 대하는 츠나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아무래도 3도가 모자라다는 점이 이 바보한테는 도무지 전달이 되지 않는다.


“직장도 없이 24시간 계속 집에 있으면서도 집안일을 아무것도 안 하다니, 너무한 것 아냐? 도대체 케이랑 같이 사는 이유가 뭔데? 돈이야? 이런 말을 하기는 뭐하지만 그쪽은 여자로서 어쩌고저쩌고하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꽝인 거 알아? 뭐하러 사는 건지……. 케이는 도대체 뭐가 좋다고 그쪽이랑 같이 사는 거야?” ‘이런 여자가 하는 말은 들을 필요도 없다. 이건 정당한 평가도 아니고, 나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하는 말이니까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안도는 날 선 말을 연거푸 쏘아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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