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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기호학/언어학 > 언어학/언어사
· ISBN : 9791195282890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불가사의한 언어에 생명을 불어넣다
언어의 불가사의한 성격 : 말이 필요한 곳은 말이 통하지 않는 장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말이 단련된다는 말의 뜻
‘애달픔’에 관하여 : 세월을 뛰어넘는 공시성
어머니에 대하여 : 가장 말하기 어려운 주제
침묵과 비등할 정도의 언어 : 침묵 어법
바보스러움을 사랑스럽게 보는 것 : 계획성 없는 사람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시간 : 자기책임론을 부정하며
증오의 장소, 회한의 시간 : 전철 안 배외주의적 광고를 보고
애국심과 자아의 욕구 : 국경을 초월한 문체
어리석음으로 가득 찬 세계에서 절망을 말하다 : 언어에 대한 회의
말이 기도가 될 때 : 고통의 연송기도
재잘거림과 속삭임 : 전쟁 전야의 고요함
거짓말 : 통제 장치로서의 꺼림칙한 감정
노래는 언어의 교환을 포기한 것 : 노래가 불길에 휩싸이다
시대가 인간을 추월하다 : 시간과 시대
언어의 시작과 끝 : 미생의 언어
언어는 자신의 부재를 원하고 있다 : 윤리 혹은 사랑
유언 집행인 :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다
에필로그 : 젊은 시절의 나에게 마침표를 찍다
책속에서
말이 단련되는 것은 대부분 말이 통하지 않는 장소에서입니다. ‘단련된다’라는 말이 약간 모호한 표현이지만, 언어는 단순한 정보교환의 수단을 넘어서 복잡한 성격, 함축성을 가지고 빛을 발한다는 말입니다. 그때 사람은 비로소 말이라는 것이 의외로 복잡하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번거로운 것임을 알아차립니다. 언어가 뭔가를 분명히 밝히기보다는 은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니, 그것이 언어의 본래 역할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단련된 말은 보이는 것, 존재, 충족, 정확함의 배후에 보이지 않는 것, 부재, 결여, 지체됨을 항상 끌어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 여기’의 세계는 ‘지금이 아닌, 여기가 아닌’ 세계에 의해 성립된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어머니의 생애를 생각할 때, 무코다의 묘사처럼 계획성 없고 바보스런 인생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저는 무코다가 말한 “나이를 먹을수록 계획성 없고 바보스런 인간이 사랑스럽게 보인다”라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작가에게 있어 ‘계획성 있고 영리한 인간’은 사랑스러움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