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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사진 > 사진이론/비평/역사
· ISBN : 9791195448821
· 쪽수 : 263쪽
· 출판일 : 2016-05-31
책 소개
목차
006 들어가는 글
012 보이지 않는 손의 귀환: FSA 사진의 선택과 배제 프로세스 / 박상우
042 이미지 파괴의 긴 역사 속에서 본 다큐멘터리 사진의 뒷면 / 이영준
055 관련 도판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그간 '다큐멘터리'하면 가슴을 울리는 진실성을 먼저 생각했다. 이제부터는 '다큐멘터리'하면 "이 사진이 여기 보이기 위해 어떤 다른 사진이 희생돼야 했을까?", "그 희생 혹은 배제의 원칙은 무엇이었을까?", "과연 원칙이 있기나 한 걸까? 임의적으로 고른 건데 오늘의 우리가 너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닌가?", "사진을 선별하는 원칙의 꼭대기에서 초자아(superego) 노릇을 하는 것은 누구, 혹은 어떤 제도인가?"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사진의 가운데 난 기분 나쁘게 시커먼 구멍은 다큐멘터리 사진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사진에 해당하는 중요한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하는 진실이면서 누구나 감추고 있는 진실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배제의 진실이다. 누군가 사진은 뺄셈이라고 말했지만, 사진 프레임이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빼는 것이다. 아니면, 어떤 것은 들어갈 수 있고 어떤 것은 들어갈 수 없다는 경계를 긋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프레임을 보기 위해 사진을 보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프레임은 사진의 문지기 노릇을 하면서도 눈에는 띄지 않는다는 기이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결국 사진은 눈멀게 하는 게임이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이런 눈멀기 게임에서 사진이 궁극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사진은 끊임없이 배제된 '다른 것들(other things)'을 생산해낸다. 이 다른 것들의 범위는 매우 넓다. 그것은 다른 인종이나 집단들, 다른 사실이나 진실들이다. 나아가, 사진에 나타낼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모든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것을 사진으로 보여준다는 것은 나머지는 보여주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