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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한국정치사정/정치사 > 한국정치사정/정치사-일반
· ISBN : 9791195494965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16-01-0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무능한 진보, 약한 야당은 사회적 질곡! (이철희)
“민주주의는 시끌벅적한 것입니다. 효율성은 민주주의의 중심 가치가 아닙니다.”
-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8쪽)
“전체주의 권력은 총구에서 나오지만, 민주주의 권력은 설득의 능력에서 나와요. 유능하지 않은데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습니까?”
-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제16대 국회의원 (58쪽)
“국회의원을 보게 되면 커피라도 한 잔 사드리고 싶고, 고생 많다고 격려해주고 싶은 정치의 시대, 정말 힘들까요?”
- 강준만 전북대 교수 (124쪽)
“이대로는 회의적… 치열하게 싸워보고 갈라서는 게 옳다면 갈라서라는 겁니다.”
- 강원택 서울대 교수 (192쪽)
“의회는 국가권력을 주권자한테 박아놓는 닻… 의회가 닻 기능을 못할 때 민주주의가 표류하는 거죠.”
- 서복경 정치학 박사 (236쪽)
“호남과 친노에 묶이는 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지향했던 정치와도 배치된다고 봅니다.”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278쪽)
“공천권을 국민에게? 누가 주장하든 그건 안 돼요. 국민은 그렇게 한가한 사람들이 아니에요.”
- 박상훈 정치학 박사 (312쪽)
부록
이철희 인터뷰(2013년 10월)
저자소개
책속에서
들어가며 (이철희)
무능한 진보, 약한 야당은 사회적 질곡!
우리 사회가 지금처럼 살기 힘든 고단한 사회가 된 것에 근본적인 책임은 당연히 2008년부터 집권하고 있는 보수에게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야당의 책임이 면해지는 건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야당이 약해도 너무 약하고, 못해도 너무 못해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이 겁을 내지 않는다. 오죽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 복’을 타고 났다고 하랴.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이 곧바로 잘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그 패배를 성찰하면서 새롭게 혁신하는 가운데 집권세력의 실정이 거듭되는 조건에서조차 무기력하고 무능하다면 이것은 오롯이 그들의 잘못이다. 의지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실력도 없고, 단합도 없다. 무능한 야당의 존재는 국민에게 불행이고, 무능한 진보의 존재는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재앙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못난 진보와 후진 보수가 적대적 공존관계를 맺고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이 낡은 체제를 깨는 것이 정치개혁의 첫걸음이다. 어떻게? 진보가 달라져야 한다. 야당이 일대 혁신해야 한다. 유능한 진보로 낡은 체제를 허물 정도의 위협을 가할 때, 또 실제로 유능한 진보가 집권해 새로운 체제의 건설에 나설 때 보수도 그 ‘오래된 후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복지국가나 보통사람이 좋은 삶을 누리고 있는 나라는 모두 진보가 유능한 진보로서 사회변화를 선도할 때 가능했다. 집권해야 사회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변화를 추구하는 진보가 위협적이지 않는데 현실에서 기득권을 가진 보수가 굳이 양보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이기고, 권력을 통해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생활전선에서 이기도록 하는 것은 진보의 본질적 책무다.
무능한 진보의 실체를 밝히고, 이 진보가 어떻게 해야 강하고 유능한 정치세력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지를 일곱 분의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이 책은 그들의 충고를 담고 있다. 누구 편을 들기 위한 충고가 아니라 무능한 진보, 무기력한 야당은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오래 지켜보고, 깊이 고민하고, 넓게 성찰할 이 분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면 야당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진보가 유능할 때 사회의 질이 좋아진다. 때문에 무능한 진보는 진화의 장애물이고, 역사의 부담이다.
민주화 이후 사회는 정말 빠른 속도로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경험한 새로운 세대들, 정치지망생들을 민주화운동의 경험과 경력을 중심으로 하는 세대 또는 정치세력이 여전히 압도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 점에서 특히 민주당 계열 정당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최장집)
현대 민주주의에서 정치는 끊임없이 여론에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여론이 전부는 아닙니다. 여론을 만들어가는 측면도 있는 것입니다. 저는 비루투를 “만들어가는 능력”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것은 정치적 기예(技藝)나 예술(art)에 가까운 것입니다. … 지금 거론되는 야당 지도자들 사이에서 비루투를 갖는 정치인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있었으면 합니다. (최장집)
공천 개혁하는데 당내를 설득하긴 어려워요. 계파 이익이 있고, 개인 이익이 있으니까요. 누가 순순히 승복하겠어요? 그러면 국민이 납득하는 걸 해야죠. 그래서 국민이 지지해주면 그 힘으로 내부를 돌파할 수밖에 없죠. 다른 힘이 뭐가 있어요? (윤여준)
진보가 싸가지 없는 게 아니겠죠. 그 인간이 싸가지가 없는 것이죠. 진보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 저항이 체질화됐죠. 민주화를 위해서 독재권력에 저항하다 보니 체질로 굳어졌고, 또 그 때문에 도덕적 우월감을 갖게 된 것이죠. (윤여준)
인물 중심주의로 가니까 싸가지 없는 게 나오는 거예요. 우리가 제일 분노하고 하는 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비판하는 거잖아요. … 이슈 가지고 싸우는 법은 거의 없어요. 이슈를 갖고 얘기하면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그렇게 보는구나 하면서 소통이 되요. 그러나 인물은 안 돼요, 인물은. … 정치에 대해서는 아예 얘기를 하지 말자! 인물이 독약이에요, 인물이! (강준만)
저도 지금 필(feel)이 꽂혀 있는 단어가 타협이거든요. 정치란 것이 결국에는 타협하는 수밖에는 없는 거잖아요. 새누리당을 악마로 봐서는 안 되는 거죠. 그러면 답이 안 나옵니다. 타협할 건 하면서 해야죠. 지금까지 우리는 타협을 야합으로 보는 관점에서 구경꾼들을 상대로 ‘이 새끼들 나쁜 놈들이야’ 하며 각을 세우는 정치를 했지요. 그런데 그런 정치는 시효가 다 됐습니다. (강준만)
진보 진영에는 과거 정권을 잃었던 시절의 보수 진영이 했던 것과 같은 혁신의 움직임이 없어요. 뉴라이트(New Right)의 진보 버전이 없다는 얘깁니다. … 운동권적 선악의 이분법이나 민주 대 반민주의 낡은 진보 프레임과 다른 걸 보여줘야 합니다. 진보가 열어갈 새로운 시대에 대해 그 누구도 답을 주지 못하고 있고, 누구도 콘텐츠를 채워주지 못하는 것이 진보 진영의 가장 큰 고민이에요. (강원택)
저는 저 당(새정치민주연합) 혁신의 본질이 제도개혁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패배를 낳는 당의 기득질서를 깨는 게 핵심이죠. 그런데 모두가 다 ‘바꾸자, 바꾸자’ 하지만 다들 합의하는 한 가지는 ‘나 빼고’ 아닌가요? (강원택)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비록 기득 질서의 한 축이긴 하지만 그들이 집권의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걸 위해서라도 야권의 새로운 모멘텀(momentum)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판단합니다. 오히려 시스템 밖에 있는 정치적 에너지, 그게 지역정당 운동이든, 아니면 제3당 운동이든 이들이 힘을 합치는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복경)
새정치민주연합이 살아나려면 빅뱅(big bang)을 한 번 거쳐야 한다고 봐요. 그래야 프렌차이즈 정당의 한계에서 벗어나죠. 그런데 그런 빅뱅을 만들어낼 인물이나 세력조차 없잖아요. … 누가 이기든 끝까지 싸워서 결판을 내야 해요, 저 당은. 근데 끝을 보는 싸움을 하지 않아요. 어쭙잖게 멈추지 말고 피터지게 싸우라는 게 제 주장이에요. 그래야 주인이 생기죠. (서복경)
DJ가 호남에 고립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기성질서를 깨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습니까? 호남과 친노에 묶이는 건 그 분들이 지향했던 정치와도 배치된다고 봅니다. (이상돈)
제대로 된 진보 정치가 뭔지에 대해선 설명이 없잖아요. 그래서 전 그들이 뭘 말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 복지를 계속 강조하는데, 그 복지 혜택을 누가 보느냐,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야당을 지지하느냐, 하는 거죠. (이상돈)
제가 늘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제발 내용 없이 선거준비하지 말라는 거예요. 제가 볼 때 한국 정치는 대선게임에서 근소한 차이의 접전을 벌이도록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있어요. 근데 이건 요행을 바라는 거잖아요. 요행을 바라보고 하는 정치를 반복하는 거는 야당을 또, 그리고 더 망치게 만듭니다. (박상훈)
시민들이 정치를 이해하고 설명할 언어의 무기가 약하기 때문에 반정치적으로 표현하는 거예요. 한국 사회는 세계 어딜 내놔도 정치에 대한 관심이 낮지 않습니다. 정치를 욕하지만 그 속에는 정치가 좋아졌으면 하는, 그리고 정당이 좀 제대로 됐으면 하는 ‘보이지 않는 열망‘이 전제돼있다고 생각해요. (박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