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동양철학 일반
· ISBN : 9791195572571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6-04-05
책 소개
목차
1장 동서남북을 떠도는 사람
: : 공자, 그는 우리에게 누구이며 무엇인가
: : 공자, 성인의 후예인가 무녀의 아들인가
: : 첫 번째 망명, 양호와 대립하다
: : 두 번째 망명, 동쪽의 주나라를 만들겠다
: : 14년 동안 헤맨 정처 없는 망명길
: : 평생을 함께한 꿈과 그림자
2장 유교의 원류
: : 옛것을 조술하다
: : 군자의 유와 소인의 유
: : 성직자와 제사자 그리고 지식인
: : 하늘이 바뀌다
: : 주공으로 회귀하다
: : 유교의 성립
3장 공자의 자리
: : 체제 밖의 인간
: : 불평분자의 무리
: : 공자, 노예해방의 지도자인가
: : 공자의 제자들
: : 도가 행해지지 않는구나
4장 유교의 비판자
: : 묵가, 동일한 차원의 경쟁자
: : 상동과 겸애의 결사 집단
: : 묵자와 맹자의 시대
: : 공자야말로 큰 도둑이다
: : 공자는 노자에게 예를 물었는가
: : 직하의 학문을 통해 교류하다
5장 논어에 담긴 뜻
: : 문장의 형식은 내용을 반영한다
: : 공자 이후 유가의 여덟 유파
: : 다양한 제자들의 모습
: : 『논어』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 : 위대하구나! 공자는
옮긴이 주
지은이 후기
옮긴이 후기
리뷰
책속에서
공자는 특히 비천한 출신이었다. 그의 아버지에 관한 일도 분명치 않아, 나는 그가 무녀巫女의 사생아가 아닐까 생각한다. 만년에는 당연히 한 시대의 사표師表로서 존경을 받았겠지만 망명 중의 어떤 시기에는 “선생을 죽이려던 자에게 죄를 주지 않았고, 선생을 욕보인 자를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장자』 「양왕讓王」)고 할 만큼 받아줄 이 없는 망명자, 요컨대 외부에서 온 도적인 외도로 취급받았던 것이다. 『사기』는 공자의 전기를 제후의 전기를 다루는 세가世家 안에 넣었지만, 이것은 사실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아마도 공자의 뜻을 관철하는 방법도 아닐 것이다.
공자가 제나라로 망명한 것은 아마도 양호가 권력을 독점하고 전횡을 일삼았을 때(기원전 505)의 일로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노나라의 정치 상황을 일단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노나라 임금의 권력은 미약하기 그지없었다. 역대에 걸쳐 어리석은 임금이 많았고, 환공桓公(기원전 711~694)에게서 비롯된 맹손孟孫?숙손叔孫?계손季孫의 삼환三桓씨가 오래도록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국토와 병마兵馬의 대부분은 그들의 손아귀 안에 있었다. 이윽고 그들의 가신들이 실권을 장악하게 되자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하극상의 풍조가 뚜렷해지면서 정국은 끊임없이 위기에 휩싸였다.
이리하여 14년에 걸친 망명생활이 시작된다. 공자는 벌써 쉰여섯 살, 자로는 제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마흔일곱 살, 안연 이하로는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청년들이었다. 망명생활은 그들 사이에 깊은 운명 공동체 의식을 심어놓았고, 그와 동시에 운명 문제, 천天의 문제, 인간성 문제, 현실 정치 문제 등에 대해서 사색을 심화한 기회를 주었을 것이다. 그것은 사도들을 데리고 방황을 계속한 나사렛 예수의 모습과 닮았다.
그러나 방황의 상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이 무엇보다 유감이다. 어째서 우리 동양인은 이 중요한 시기에 대해서조차 과묵했던 것일까. 그러나 어쨌든 우리는 그 빈약한 자료에서부터라도 이들의 모습을 추적해가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