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스 리치 해리스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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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와 부모의 책임에 달려 있다’는 우리 문화의 가장 견고한 믿음에 의문을 던진 독립 연구자다. 1959년 브랜다이스 대학을 최우수 졸업하고 라일라 펄먼 심리학상을 수상했으며 1961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MIT에서 강사로, 볼트 베라넥과 뉴먼,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연구 조교로 일했다.
강직성 척수염을 진단받고 직장을 그만둔 뒤 아동발달에 관한 대학 교재를 집필하는 일을 하던 그는 양육가설은 틀렸고 그 증거들은 오독되었음을 깨달았다. 그후 교과서 쓰기를 그만두고 혁명적이고 새로운 발달 이론을 제시하기 위한 심리학 논문을 쓰는 데 이르렀다.
《Psychological Review》에 실린 해리스의 1995년 논문 “아이의 환경은 어디에 있는가? 집단 사회화 이론(Where Is the Child’s Environment? A Group Socialization Theory of Development)”은 발달심리학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 중 하나가 되었으며 1998년 미국심리학회가 수여하는 조지 A. 밀러 상을 수상했다. 이 논문을 대중적으로 풀어낸 책이 바로 『양육가설』이었다. 여기에서 출발해 인간의 개별적이고 특징적인 발달에 대한 이론을 정리한 책 『개성의 탄생』(동녘사이언스)을 펴냈으며 2007년 “부모 선택: 인간의 머리카락과 피부색 진화의 세 번째 선택 과정(Parental selection: a third selection process in the evolution of human hairlessness and skin color)”이라는 논문으로 데이비드 호로빈 의학 이론상을 받았다.
새로운 학설을 대중의 눈높이로 전달하는 저술가 집단 더 서드 컬처(The third culture)의 일원이자 대안적 학술지 엣지(Edge.org)의 오랜 기고자로 활발한 집필 및 저술 활동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전통 심리학의 따귀를 때리며 학계의 병폐를 매섭게 비판해 온 해리스는 2018년 12월 29일 8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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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근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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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육자. 어릴 적 말을 더듬는 습관으로 인해 모국어의 발음과 의미를 이질적으로 바라보는 데 익숙해졌고, 이 경험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관심을 갖게 했다. 중국인 한국어 학습자의 고정관념과 사회적 거리감을 연구했다. 언어 정책, 외국인의 사회 적응, 번역 등에 관심이 있다. 주디스 리치 해리스의 『양육가설』을 번역했으며 현재 한국어 교육 노동자의 노동 조건 향상을 위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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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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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이자 심리상담가인 황상민 박사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세종대 교육학과 연세대 심리학 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지난 30년간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과 그와 관련된 한국인의 심리를 심층적으로 연구해왔다. 그의 연구 결과는 2000년 출간된 『인터넷세계의 인간심리와 행동: 사이버공간에 또 다른 내가 있다』를 시작으로, 『한국인의 심리코드』, 『독립연습』, 『짝, 사랑』, 『나란 인간』, 『대통령과 루이비통』,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닐 때 만들어지는 병, 조현병』 등 수십 권의 저서와 백 편 이상의 논문과 학회 발표로 세상에 알려졌다.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던 2015년, 황상민 박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중들에게 우매한 지도자인 ‘혼군’이며 누군가의 조종을 받는 ‘꼭두각시’임을 확인하는 연구 결과를 『신동아』지와 한국심리학회에 발표하게 된다. 당시, 연세대 총장 정갑영 씨는 이런 황 박사의 연구활동에 대해, 자신의 임기 마지막 날에 ‘겸직 금지 위반’이라는 구실로 테뉴어(종신) 교수인 그를 해임시키고 만다. 이후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되고, 2017년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의 직에서 파면된다. 그녀의 ‘혼군’과 ‘꼭두각시’ 이미지는 그녀의 실체로 확인되었다. 이후, 황 교수는 개인의 마음의 아픔을 읽어주는 심리상담사로 변신하면서, 자신의 연구주제를 ‘마음의 아픔’으로 바꾸게 된다.
황 박사가 상담실에서 접하게 된 많은 사람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삶의 어려움과 마음의 아픔을 호소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내담자를 통해 그는 현대의학에서 ‘마음의 아픔’을 마치 제거해야 하는 질병처럼 취급하고, 이것을 몸에 작용하는 약물로 대응하는 현상에 관심을 두게 된다. 왜냐하면 누구나 가지는 ‘삶의 어려움과 아픔’의 문제를 ‘정신병’이라 규정하고, 또 약물로 신체를 억압, 통제, 관리하는 일이 아주 ‘신기하고 놀라운 상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마음의 아픔을 겪는 심리상담 내담자들을 접하게 되면서, 그에게 정신과 의사들은 마치 동화 속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가장 아름다운 옷’을 파는 옷 장수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몸을 진정시키고 마비시키는 약을 ‘마음의 아픔’을 치료하는 약으로 포장하여 그들을 약물 중독 상태로 살게 하는 사례들이었기 때문이다. 대중의 기대와 달리,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들의 마음의 아픔을 살펴보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았다. 단지, 일방적으로 ‘정신과 약’으로 마음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의 행동을 진정시키고 몸을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그들의 삶을 천천히 고사시켜 나가게 하고 있었다.
현대 정신의학이 도입한 약물 치료법은 환자의 마음이 아닌 단지 몸에 작용할 뿐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상담실의 내담자를 통해 황 박사는 더 잘 파악하게 되었다. 이후, 그는 ‘마음의 아픔’에 적절한 해법을 찾으려 했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적응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등교를 하게 만들기 위해’ ‘정신과 약’을 투여하게 하는 교육 정책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학교생활과 적응의 어려움에 교육의 방법이 아닌, 정신의학의 치료법을 당연하게 도입한 비현실적 교육 정책의 결과가 청소년 자살률의 증가로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국민 정신건강과 마음 치유’에 관한 정부 대책들이 역설적으로 더 높은 자살률과 학교 적응의 문제를 야기한다는 사실을 목격하면서 그는 「황상민의 심리상담소」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국민 자기 마음 찾기 라이브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2024년에 출간된 『92년생 김지영, 정신과 약으로 날려버린 마음, WPI 심리상담으로 되찾다』라는 책은 자기 마음을 읽고, ‘정신과 약’의 족쇄에서 벗어나게 된 한 아이 엄마의 심리치료 다큐 소설이자, 현대 정신의학이 한국사회에서 어떤 아픔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소심한 고발서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마음을 탐구하는 심리학자의 소명으로 그는 오늘도 ‘마음 읽기’를 통해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어려움과 아픔의 문제를 극복해 나가기를 기원한다. ‘정신과 약’으로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자식 세대까지도 약물 중독 상황을 너무나 당연하게 만들어가는 어이없는 현실에 대한 각자 나름의 해법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이런 마음으로 그는 오늘도 누구나 자기 마음을 통해 삶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또 자신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심리상담과 마음 읽기에 대한 교육과 연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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